2022.09.26 - [물리학II 클립] - 입자의 파동적인 성질, 물질파
학습 목표
-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불확정성 원리를 이해한다.
- 불확정성 원리를 바탕으로 고전적 수소 원자 모형의 한계를 설명할 수 있다.
- 보어의 수소 원자 모형과 현대적 원자 모형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
물리학의 흐름
세상은 뉴턴의 운동 방정식으로 설명이 잘 되는 듯했으나 자세히 보면 그렇지 않음이 차차 드러나게 됐다. 지극히 작은 세상에서는 뉴턴의 결정론적 관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그러한 미시 세계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양자 역학의 마지막 퍼즐 조각인 '불확정성 원리'에 대해 공부하고자 한다.
1. 원자 모형의 변천사 (톰슨 → 러더퍼드 → 보어)
①톰슨의 건포도 모형
톰슨은 원자 내부에 양전하가 균일하게 분포되어있고 그 속에 전자 입자가 건포도처럼 박혀있다는 원자 모형을 제안하였다. 이 원자 모형을 수박에 비유하면 양전하는 수박의 붉은 살에 그리고 전자는 수박씨에 빗댈 수 있다. 톰슨의 원자모형은 원자가 전자를 포함하면서도 전기적으로 중성임을 설명할 수 있어 주목을 받았다.
톰슨 원자모형의 의의, 더 이상 쪼개지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 원자를 쪼갠 데다가 전자까지 발견
②러더퍼드의 전자 공전 모형
톰슨의 원자모형에 근거하면 금박에 입사하는 알파 입자(양전하)들은 거의 굴절하지 않고 통과해야 한다. 실제로도 대부분의 알파 입자들은 마치 빈 공간을 지나가듯 금박을 그대로 통과하였다. 그러나 몇 개의 알파 입자들은 아주 큰 각도로 산란하였다. 심지어 어떤 알파 입자들은 반대 방향으로 되튕겨 오기도 했다.
실험 결과를 마주한 러더퍼드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 당시 러더퍼드 말에 따르면 다음과 같았다. "마치 총알이 휴지 종이에 튕겨나가는 것과 비슷한 결과였다."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알파 입자의 속력이 2천만 m/s에 육박했고, 알파 입자는 전자 질량의 약 8,000배에 달할 정도로 무거웠기 때문이다.
알파 입자가 큰 각도로 산란된다는 건 강력한 힘이 알파 입자에 작용해야 함을 뜻했고, 러더퍼드는 원자의 질량과 양전하가 원자 내의 작은 부피에 집중되어 있다고 보았다. 그 후 계속된 연구 결과에 의해 원자 내부 중심에 원자핵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러더퍼드는 가운데 원자핵을 중심으로 전자들이 공전하는 새로운 원자모형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다음 문제점에 봉착하게 된다. 러더퍼드 원자모형에 따르면 전자는 가속 운동을 한다.(원운동 하면 방향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속도가 변한다.) 고전 전자기학에 따르면 가속 운동하는 전하는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그렇게 방출된 전자기파로 에너지를 잃어가는 전하는 결국 원자핵과 만나게 되며 원자 자체가 붕괴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원자는 굉장히 안정적이다. 게다가 전자기파는 연속적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스펙트럼 상 연속적인 분포를 보여야 할진데 실제로는 원자의 스펙트럼은 불연속 선 스펙트럼이었다.
러더퍼드의 원자 모형은 이러한 두 가지 문제점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원자 모형이 필요하게 되었다.
러더퍼드 원자모형의 의의, 원자핵의 발견
③보어의 물리량 양자화 모형
보어는 원자의 안정성과 선 스펙트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랑크의 에너지 양자 이론과 아인슈타인의 광양자론을 러더퍼드의 원자모형에 적용하여 새로운 원자 모형을 발표하였다.
그림에서와 같이 전자와 원자핵과의 전기적인 인력이 구심력으로 작용하여 전자는 원자핵 주위를 원운동 한다. 전자의 전하량과 질량이 각각 e, m이고 핵을 중심으로 r만큼 떨어져 v의 속력으로 회전하고 있다면 밑의 식을 만족한다.
여기서부터 중요하다. 보어만의 통찰이 개입된 가정이기 때문이다. 원자의 안정성과 선 스펙트럼을 위해 그는 고전 전자기학적 사고를 포기해야만 했다. 여기서부터 가장 기본적인 수소 원자에 한해서 설명을 한다. 보어는 플랑크 상수와 양자화에 어떤 큰 의미와 연결고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수소 원자 내 전자의 각운동량이 플랑크 상수의 특별한 배수를 갖는다고 가정하여 원자 구조를 설명하였다.
다시 말해 수소 원자에게 있어 원운동(=가속 운동)을 해도 전자기파의 방출 없이 안정적인 상태가 유지되는 특정 궤도가 있으며, 그 궤도의 각운동량은 플랑크 상수의 정수배만큼의 크기를 갖는다는 말이다. 이렇게 안정한 궤도를 도는 전자를 '정상 상태'에 있다고 가정함으로써 원자의 안정성을 설명한다.
이제 러더퍼드 원자모형이 설명하지 못한 수소원자의 불연속 스펙트럼 문제가 남았다. 이를 위해 보어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했다.
전자 각운동량이 정수배로 양자화되어있다는 말은 수소 원자에 여러 개의 정상 상태 궤도가 존재함을 뜻한다.
이때 전자는 한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옮겨갈 수 있으며, 이때 두 궤도에서의 총 에너지 차이만큼의 에너지를 갖는 광자를 방출하거나 흡수한다.
△E = En - Em = hf (f: 방출되거나 흡수된 광자의 진동수)
궤도의 개수가 양자화되어있다면(=불연속적이라면), 궤도 전이시 방출 및 흡수되는 빛들 역시 불연속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정말로 수소 원자에서 방출 및 흡수되는 빛이 원자 내 전자의 궤도 전이에 따른 결과일까? 이를 위해 정량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일단 정상 상태의 궤도 에너지 En을 정의해보자.
정상 궤도 에너지 En을 이용하여 전자의 궤도 전이에 따라 방출되거나 흡수되는 빛의 파장을 구할 수 있다.
보어의 식에서 유도된 빛의 파장은 실제 수소 원자에서 관측되는 빛의 파장과 정확히 일치했다. 이로써 수소 원자의 스펙트럼이 연속 스펙트럼이 아닌 선 스펙트럼인 이유가 설명이 되었다. 그러나... 보어의 원자 모형에도 한계가 있었다. 안정된 궤도에서 왜 전자기파가 방출되지 아니하며, 광자가 어떻게 흡수되거나 방출하는 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였다. 무엇보다 보어의 원자 모형은 전자의 개수가 1개인 수소 원자에서나 적용됐지, 전자의 개수가 2개 이상인 원자의 경우에는 잘 설명할 수가 없었다.
원자는 도대체 어떤 구조일까? 그걸 알기 위한 여정은 정말 지난했다. 막다른 길에 서게 된 과학자들에겐 원자와 같은 미시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새로운 시야가 필요했다.
2.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고전 물리학에서는 관측의 대상과 관측하는 실험 기구는 철저히 독립적이며 모든 관측은 원리적으로 얼마든지 정밀할 수 있다는 기본 전제가 내재되어 있다. 내가 뭔가를 본다는 것은 물체에 반사된 빛을 내 시각 기관이 받아들인 것이고 내가 보는 물체가 그 자리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물체가 빛에 반사되었다고 물체가 원래 있던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움직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체의 본질과 관찰 행위는 철저히 독립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시 세계에서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시 세계에서는 빛을 운동량을 가지는 알갱이들로 취급해야 했다. 이는 빛 알갱이(광자)가 매우 작은 무언가를 건드려 위치의 교란을 야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미시세계에서는 관찰 행위가 하나의 변수가 된다.
하이젠베르크는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다고 해도 전자 한 개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이것을 '불확정성 원리'라고 한다. 위치와 운동량의 부정확성을 각각 △x, △p라고 하면 불확정성 원리는 다음의 식으로 표현된다.
①불확정성 원리의 예시
그림과 같이 여러분이 아주 긴 로프의 한쪽 끝을 잡고 그것을 리듬 있게 아래위로 흔들어서 파동을 만든다고 생각하자. 그런데 만일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파동이 정확하게 어디에 있소?"하고 물어본다면 여러분은 그 사람이 조금 돈 게 아닌가 생각할 것이다. 파동이란 것은 정확하게 어디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수십 미터 범위에 걸쳐 쭉 퍼져 나가는 것이다. 반면 그 사람이 파장이 얼마냐고 물었다면 적절한 답을 줄 수 있다. 아마도 "2m 정도 되지 않겠나"라고 대답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로프 한 끝을 규칙적으로 흔드는 것 대신에 한 번 휙 잡아채고 동작을 멈추었다면 그림처럼 로프의 비교적 좁은 부위가 불룩 솟아난 모습이 줄을 타고 진행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파동이 어디에 있지? 가 말이 되는 질문이고 파장이 얼마인가?라는 질문은 말이 안 되는 질문이 된다. 이 경우에는 로프의 움직이는 모습이 전혀 주기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파동의 파장이 정의되면 파동의 위치는 정의되지 않고, 파동의 위치가 정의되면 파장이 정의되지 않는다.
파장 값이 명확하면 드브로이 물질파 식에 의해 운동량이 명확한 값으로 정의된다(△p=0). 그러나 파동의 위치가 부정확해진다(△x=∞). 반대로 파동의 위치가 명확해지면(△x=0), 파장값이 정의되지 않으므로 드브로이 관계식에 따른 운동량 값도 부정확해진다(△p=∞).
②불확정성 원리의 예시
파장이 짧은 빛일수록 분해능이 우수하기 때문에 입자의 위치가 정확히 판별된다(△x=0). 그러나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광자의 운동량이 크기 때문에 광자와 충돌하게 되는 입자의 운동량 부정확도가 커진다(△p=∞).
이와 반대로 운동량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파장이 긴 빛을 입사하면(△p=0), 분해능이 저하되어 입자의 위치가 정확히 판별되지 않는다(△x=∞).
③불확정성 원리의 예시
그림은 운동량의 크기가 p인 전자가 폭이 △y인 단일 슬릿에 입사하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py는 슬릿을 통과하는 전자의 y축 방향 운동량 불확정도를 나타낸 것이다. 전자는 파동적인 성질을 가지므로 단일 슬릿을 통과하면 스크린에 회절 무늬를 남긴다.
분해능 식에 따르면 D(=△y) 정도 이내의 거리는 구별하지 못한다.
3. 확률이 지배하는 미시 세계
불확정성 원리 부등식의 오른쪽은 플랑크 상수다. 이 양은 거시적인 세계에서 보면 한없이 작은 양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0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거시 세계에서는 불확정성 원리가 적용되지 않음을 뜻한다. 거시 세계에서는 입자의 물리적 특성들이 하나의 값으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미시 세계에서는 하나의 물리량이 정확한 값으로 결정되면 또 다른 물리량은 불확정 분포 밴드에 확률적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미시 세계 입자들은 입자성보다는 파동성이 우세했다. 파동이란 에너지가 시공간에 퍼져 있는 형태이다. 그렇다 보니 입자의 파동성에 기인한 운동 정보(운동량, 에너지) 역시 시공간에 퍼져 있는 형태일 것이다. 이는 미시 입자의 운동 정보는 확률적 형태로 시공간에 존재한다는 걸 의미한다.
4. 현대의 원자 모형
보어 원자 모형에서는 전자의 위치와 에너지가 하나의 결정적인 값들로 양자화되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양자 역학에 따르면 전자와 같은 미시 입자는 파동적인 성질이 우세하기 때문에 물리적 정보가 확률적 형태로 공간에 퍼져있어야 한다고 봤다. 따라서 현대의 원자 모형에서는 전자가 원자핵 주위에 구름처럼 확률적으로 분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불확정성 원리에서 살펴보았듯이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 따라서 어느 순간에 전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자가 특정 궤도를 따라 운동한다고 하기 어렵고 단지 전자가 발견될 확률만을 설명한다.
기출문제 풀어보기
22년도 9월 모평 물리2 2번
답: 3번
22년도 수능 물리2 2번
답: 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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