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생각통43 [증류수를 마시면 위험한 이유] 순수에 대한 집착 얼마 전 한 중학교 교사가 길가다가 참수를 당하는 끔찍한 테러 사건이 프랑스에서 발생했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수업 시간 중 언론의 자유에 대해 가르치면서 그린 무함마드 캐리커쳐가 무함마드를 모욕했다는 생각으로 테러를 자행한 것이다.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나만이 옳고 순수하다는 집착이 얼마나 끔찍한 비극을 초래한 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그러나 이런 비극은 이전부터 있었고, 계속 반복되고 있음을 유구한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게르만 민족의 순수한 혈통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많은 유태인들을 죽음으로 이끌었으며, 유대인의 배타적인 시오니즘은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을 학살했다. 종교적 정화, 정치적 숙청, 종족의 순수성 보존 등 순수함을 앞세운 잘못된 편견은 많은 학살과 수많은 불행으로 귀결됐다. 하지.. 2020. 12. 18. 코로나가 앗아간 반쪽짜리 얼굴 "이러다 애들 얼굴도 못 보고 졸업시키는 게 아닐까?" 2020년 초에는 그래도 2학기가 되면 마스크를 쓰지 않는 얼굴을 보며 수업을 할 수 있겠거니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는 헛된 희망이 되어버렸다. 지금도 마스크를 벗은 아이들의 얼굴을 보지 못했고 그렇게 그대로 한 학년 올려 보낼 판이다. 현장보다는 온라인으로 수업한 날이 많았고, 그 소중한 현장 수업에서조차 애들의 쌩얼을 볼 기회가 없었다. 1년이 지나도 가르치는 제자의 얼굴을 모른다는 비극을 어느 누가 예상했겠는가! 얼굴을 모르니 이름 외우기가 힘들고 그러다 보니 사람 자체를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입의 실종 마스크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더불어 말까지 차단해버렸다. 말의 부재로 적막한 교실이라 그런지 마스크 위에 빼꼼 드러난 눈을 보노라면 마.. 2020. 11. 29. 이상형과 꿈 코 시큰한 가을이 다가오면 불현듯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다. 때는 2학기 개강이 시작된 9월의 어느 날이었다. 책 반납을 위해 도서관을 거쳐 자연관으로 갈 생각으로 인문관 근처를 걷던 중 한 사람이 내 눈에 띄었다. 하얀 얼굴, 까만 머리에 안경을 쓴 차도녀 스타일이었던 그녀. 우연히 마주쳤던 그녀는 그 이후로 항상 내 눈에 띄었다. 도서관에서나 식당에서나 심지어 체력단련실에서도 그녀는 여지없이 나타났다. 내 일상 루틴과 너무나 비슷했던 그녀였기에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녀는 그 해 2학기에 복학을 한 국어교육과 학부생이었다. 밥도 혼자, 공부도 혼자, 운동도 혼자, 그녀가 왜 혼자일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됐다. 새하얀 얼굴에 까만 머리의 그녀는 차가워보이고 고독해 보여 때로는 신비.. 2020. 10. 20. 나무 "나무가 되고 싶다." 내가 살아온 30년 인생에는 성공보다 실패가 많았다. 성공을 위한 긴장감과 불확실한 미래가 주는 막연함은 삶을 치열하게 만들었다. 그러한 삶에서 마주치는 실패는 자존감에 무자비하게 스크래치를 남겼고, 하나둘씩 생겨나는 흉터 자국을 보며 또 상처 받는 게 겁이 나서 도전하길 머뭇거리기도 했다. 성공의 열매는 달지만 감춰진 이면에는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쓰디쓴 상처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가끔은 뭔가에 도전하려는 내가 두렵기도 했다. 뭘 위해서 이렇게 사나 싶은지 현타 올 때가 있다. 지금에 감사하며 안분지족 하면 될 것을 뭔 욕심이 많아 아등바등 살려는 건지.. 때로는 그런 삶이 버거워 현실에 안주하고 싶기도 했다. 으레 생각과 고민이 많아지게 되면 주저 없이 등산을 나선다... 2020. 9. 29. 이전 1 ··· 4 5 6 7 8 9 10 1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