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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토리텔링

나는 반딧불 - 황가람 {키르히호프의 법칙}

by 사이언스토리텔러 2025.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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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에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홍대에서 147일 동안 노숙하는 등, 참 오랫동안 되는 일 하나 없이 긴 시간을 무명으로 지내다가, '나는 반딧불'을 불러 40세가 넘은 데뷔 14년 차에 비로소 세상의 빛을 바라본 황가람. 그가 전하는 삶의 철학과 같은 결을 공유하는 물리학의 이야기에 대해 배우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별까지의 거리, 별의 크기, 별의 움직임을 알아낼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모든 것을 가지고 풀려고 해도 절대 해명할 수 없는 수수께끼가 있다. 그것은 별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라는 문제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오귀스트 콩트는 머나먼 별의 성분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정 지었어요. 왜냐하면 그곳으로 갈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독일의 물리학자 키르히호프는 그곳에 직접 가지 않고도, 분광기를 활용한 태양광 스펙트럼 연구를 통해 태양과 멀리 떨어져 있는 별들의 성분을 알아내는데 성공합니다. 

 

네. 전하의 역학을 설명하는 키르히호프의 법칙, 그 키르히호프 맞습니다. 키르히호프는 전하의 흐름이나 별의 구성처럼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하는 것들을 명료하게 밝혀낸 사람이자 동시에 "보이지 않음은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믿음의 승리자입니다. 그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태양에 아무리 금이 많아도 지구로 갖고 오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람?

 

당시 그가 거래하던 은행 지점장은 키르히호프를 향해 비아냥거렸어요. 훗날 키르히호프는 분광학 연구 업적으로 받은 대영제국 메달과 상금으로 받은 금화를 건네며 시크하게 이 말 한마디를 던집니다.

여기, 태양에서 가져온 금."

 

그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았고, 믿었고, 결국 현실로 만들어냈습니다.

 

나는 반딧불 - 황가람

https://www.youtube.com/watch?v=xuEaBOqxJBc

 

기나긴 무명 생활 동안 계속해서 안 됐던 기억 때문에 참 힘들었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목표에 온 세상 사람이 하지 말라고 그러는데 나만 못 알아들고 있는 건가라는 자괴감에 자신을 개 똥같은 벌레라고 생각했다던 황가람. 그럼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내 왔던 황가람, 그렇기에 별이 될 수는 없더라도 자신은 눈부시게 밝은 존재라는 그의 노래 가삿말에 울림이 있습니다. 더불어 한 인터뷰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우리에게 전하던 “가치 있는 일은 빨리 되는 게 아니니까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그의 말 한마디가 가슴에 묵직하게 내려앉습니다.

 

우리 삶에도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노력. 아무도 응원하지 않는 꿈,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꾸준히 갈고 닦아온 실력. 그 모든 것은 언젠가 태양에서 건져 올린 금처럼 현실이 되어 돌아옵니다. 황가람은 그걸 노래했고, 키르히호프는 실험했고, 그 결과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비추고 있습니다. 오늘도 물리를 통해 인생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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