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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토리텔링

Drowning - Woodz {트랜지스터}

by 사이언스토리텔러 2025.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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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미국에 있는 벨 연구소의 존 바딘, 월터 브래튼, 윌리엄 쇼클리에 의해 발명된 트랜지스터는 전압과 전류 흐름을 조절하여 증폭하거나 스위치 역할을 하는 반도체 소자입니다. 이때에는 전자기기의 신호를 제어하는 부품이 진공관이었어요. 그런데 진공관은 부피가 워낙에 큰 부품이었기에, 당시 전자기기의 몸집은 상당했습니다. 가령 그때 컴퓨터의 크기는 방 하나만 했고, 무게가 일반 승용차의 30배였습니다.

 

최초의 컴퓨터 '애니악'

 

하지만 트랜지스터로 인해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들은 그 몸집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무게를 덜어낼 수 있었죠. 이에 트랜지스터는 훗날 현대 전자기기를 구성하는 기초가 됩니다. 그러나 트랜지스터의 데뷔는 지금의 아성에 견주기에 다소 소박했습니다.

 

트랜지스터를 사용해서 처음으로 만든 전자기기는 보청기였다?! 

 

벨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트랜지스터를 사용해서 처음으로 만든 것은 보청기였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시장이 작아서 거의 팔리지 않았다고 해요. 트랜지스터가 지닌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발현되기에는 수요 타겟층이 적은 전자제품이었죠. 그러나 이런 데뷔가 있었기에 사람들은 트랜지스터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건 라디오에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함으로써 트랜지스터 라디오의 탄생으로 연결되고, 더 나아가 컴퓨터의 고성능화에도 연결되었습니다. 이처럼 트랜지스터의 잠재력은 한 사람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의 상상력에 의해 발현되었어요. 어떻게 보면 보청기는 트랜지스터의 잠재력이 발현될 마중물로써의 역할을 한 셈입니다.

 

이처럼 발견이나 발명으로 인한 혁신은 한 사람이 연구실에 들어앉아 고민한다고 해서 결코 일으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혁신은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 간의 케미를 통해 우연히 진행되는 거예요. 그 시작이 볼품없고 초라할지라도, 그것이 어떻게 이용될지는 그것을 손에 넣은 다양한 사람들의 지혜와 직감, 상상력에 맡기는 것입니다. 

 

우리도 각자의 삶에서 트랜지스터 하나를 품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이 꿈이든 사랑이든, 꾸준한 노력이 곧 성장의 마중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인생의 교훈, 오늘 공부할 물리학이 가르쳐줍니다.


 

트랜지스터는 그 작동 원리 안에서 마중물의 개념을 품고 있습니다. 이미터와 베이스 사이에 인가된 전압에 의해 발생한 소박한 전하는, 컬렉터에 모인 거대한 전하의 흐름을 쏟아내는 마중물이 됩니다. 이처럼 작은 입력이 큰 출력을 이끌어내는 구조, 그러고 보면 가수 조승연의 이야기도 이와 닮았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D__iZhK4MM

 

조승연의 자작곡 Drowning은 발매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보청기 속 트랜지스터처럼, 곡의 섬세함과 깊이는 잠잠한 파도 속에 묻혀버렸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조용히 고여 있던 그 노래가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군복무 중 무대에서, SNS 영상 속에서, 그리고 팬들의 손에서 작은 마중물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가 모여 거대한 물결이 되었을 때, 역주행의 물꼬를 트게 되었죠.

 

이처럼 세상에는 작은 가능성이라는 트랜지스터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 또한 각자의 삶에서 트랜지스터 하나를 품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실패와 실수 투성이라 보잘것없는 지금일지라도, 가능성을 품고 견디며 기다린다면 그 꾸준함은 성공의 마중물이 되어줍니다. 오늘도 물리를 통해 인생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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