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 중에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나 적에게 던진 돌을 관찰한 사람이 많았을 거예요. 하지만 관찰하고 느낀다고 해서 반드시 그 감각을 내면화해 영감을 떠올리는 데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뉴턴은 대포를 높은 산꼭대기에 올려놓고 거기서 발사한 포탄이 아주 빠른 속도로 날아갔을 때의 이미지를 상상함으로써 천상의 운동과 지상의 운동을 통일합니다.
공기 저항을 무시할 때 지구의 높은 산꼭대기에서 물체를 수평 방향으로 던지면 중력이 작용하여 물체는 지구 중심 방향으로 떨어집니다.(A) 물체를 더 빠른 속력으로 던지면 물체는 더 멀리 나아가지만 결국 지면에 떨어지죠.(B) 그러다가 물체를 던지는 속력이 어떤 특정한 속력에 도달하면 물체는 지구 중심 방향으로 계속 떨어지지만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지면에 닿지 않고 지구 주위를 원운동 하게 됩니다.(C)
이러한 운동을 하는 물체가 바로 달이죠.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달은 사실 1초에 1.3 mm씩 지구 쪽으로 낙하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처럼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와 하늘에서 돌고 도는 달처럼 서로 완전히 달라 연결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사실들 사이의 유사함을 찾아내는 능력. 바로 여기에서 뉴턴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겁니다. 뉴턴은 궤도를 도는 것이 떨어지는 것의 한 형식임을 이해함으로써 달과 같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물체의 운동 또한 중력에 의한 운동이라고 설명하죠.
Yet to come - BTS
https://www.youtube.com/watch?v=nKA8cnz9yyo
달이 지구를 향해 끊임없이 떨어지면서도 그 낙하의 궤도가 절묘하게 지구 주변을 도는 원운동을 만들어내듯이, 우리의 인생도 때로는 추락하는 듯한 순간들이 있지만 결국은 어떤 중심을 향하는 원운동과도 같습니다. 그 중심이란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목표나 가치이며, 그를 이루기 위한 열망과 오늘보다 더 나아질 내일에 대한 희망, 그 모든 염원들이 시간의 구심력으로써의 역할을 하기에 우리의 인생은 계속해서 돌고 또 돕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느끼는 실패나 추락의 순간들은 사실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나 가치라는 중심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여정의 일부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추락한다고 느끼는 그 순간들이야말로, 우리를 다시 중심으로 되돌아오게 하는 중요한 과정일지도 모르죠. 계속해서 돌고 있다는 건 멈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결국 그 원운동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자신만의 궤도를 다듬어 가는 겁니다.
결국 긴긴 원을 돌아 제자리라는 건, 수없이 흔들려도 중심을 잡고 달려 나가는 내 안의 여전한 소년을 마주하기 위함입니다. 스스로의 초라함을 이겨내며 의미 없어 보이는 일을 5년, 10년, 15년씩 하는 사람들만이 결국에는 자기 분야에서 자기만의 무언가를 가지게 돼요. 그렇기에 부지런히 지나온 어제들을 쌓아가는 사람들의 지나온 기억은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Your moment is yet to come. 오늘도 물리를 통해 인생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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