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제프 셀리그만은 일상생활 속의 자질구레한 부분까지도 매우 자세하게 관찰하는 사람이었다. 수금원으로 일할 때 가끔 마차를 타고 소도시의 시장에 와서 물건을 구입하는 농장주들이 그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농장주들이 주로 어떤 물건을 사고 그 가격이 얼마인지를 자세히 관찰하고 기록해두었다가, 저녁에 집에 돌아와 이 기록들을 꼼꼼히 분석했다.
1년 후 그는 농장주들을 상대로 사업 아이디어 하나를 고안해냈다. 만약 농장주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문 앞까지 가져다주면 그들은 먼 길을 왕복하는 수고를 덜 수 있으므로 돈을 좀 더 주더라도 그의 물건을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학생에게 유의미한 물리 수업을 만들 수 있을까? 물리1을 수강하는 60여명의 학생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나는 다른 선생님들에게 묻곤한다. '애들 수준은 어때요?', '애들이 생각없이 선택과목 수강을 했나요?', '물리는 매니악한 과목이라 아마 많은 수가 필요로 인해 수강하지 않을까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물리 수업이나 통합과학 수업을 잘 들을 수 있을까?'보다는, '어떻게 하면 수업 자체가 학생에게 의미있게 다가올까?'에 포커스를 맞추고 수업 연구를 진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파는 것은 장사가 아니다. 고객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파는 것이 진정한 장사이다."
결과에 대한 기록과 성찰이 진행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나의 생각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 의미의 최종 완성 말이다.
듣기 싫은 수업이지만 들어야 할 이유가 있는 수업, 나의 진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경험을 안겨줄 수 있는 수업,
학생들의 니즈를 파악해야지.. 단지 의무 교육 과정에 속해있는 과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할 과목이었기 때문에, 좋은 대학을 가야 하기 때문에라면 다행이지만...
대다수는 어거지로 수업을 듣는 게 뻔하다. 정말 본인이 원해서 듣는 것 보다는 단지 누군가가 강요했기 때문에 듣는 학생들이 많다면 수업시간에 맹하게 있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스토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자기 자신의 이야기와 공명을 일으킬 수 있는 스토리를 수업에 녹여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로 하여금 수업을 들어야만 하는 이유를 스스로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수업을 들어야 할 정당성에 대한 깊은 조사와 성찰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다양한 분야의 주제를 과학에, 더 나아가 진로와 직업을 과학과 연계하기 위해 많은 책을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나의 고객은 학생이다. 학생의 니즈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기록하고 난 뒤의 성찰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학생에게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 그 무언가도 들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게 꼭 수행평가 만점, 지필평가 만점과 같은 강제적인 동인이 아닌, 학생의 본질적인 수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사회적으로 쓸모 있는 구성원이 되기 위한 방법이랄까?
남들에게 무시받지 않고 살기 위한 방법이랄까?
자유롭게 인생을 재미있게 사는 방법이랄까?
있어보이는 사람이 되는 방법이랄까?
다양한 인간관계를 누리는 방법이랄까?
이러한 인간의 본연적 수요를 수업과 연결하여 전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 연결고리를 찾는 방법은 독서와 사색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의 힘은 독서와 메모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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