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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통

깨달음을 목적으로 하는 한 깨달을 수 없다.

by 사이언스토리텔러 2020.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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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나름대로의 목표가 생길 것이다. 

 

  • 나는 44사이즈까지 다이어트할거야!

  • 나는 올해 여름에 비키니를 꼭 입고 해수욕장을 가겠어!

  • 나는 올해 몇 키로까지 빼겠어

비단 다이어트말고도 다양한 분야의 목표들을 세우면서 살아갈 것이다. 누구나 말이다.

 

 

다만 이러한 목표들의 공통점이 모두 종착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꼬집고 싶어 이 글을 쓴다.

 

단적인 예, 내가 다이어트를 했을 때를 예로 들겠다.

 

65kg까지 살을 빼기위해 열심히 운동도 하고 식이조절도 하고 정신수양도 겸하며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다가 막상 65kg가 되면 억눌린 보상심리가 걷잡을 수 없이 터져나오면서 마구 먹고, 운동도 안하며 원초적 욕구를 좇는 동물과 같은 삶을 살다가 다시 살이 찌면 '65kg까지 살을 빼자.' 라는 목표를 또 세우는다이어트의 쳇바퀴를 굴리며 이 짓을 2008년에서 2015년 장장 8년간 반복했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몸무게를 재지 않는다. 그저 다이어트 하는 과정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몸무게를 보면 또 65kg와 같은 어떤 구체적인 목표가 생길 것이고 나는 또 수치에 집착하면서 그 수치에 도달했을 때 목표의식을 잃어 동물과 같은 삶을 살 것 같고 그게 너무나 싫기 때문이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종착역이라 여겨지는 어떤 깨달음의 경지라는 것은 없다.

왜냐고? 공부하다 뭔가를 깨닫도 영감을 얻는 그 순간은 갑자기 찾아오는 경험이었고 그러한 것들을 종착역이라는 어떤 획일화되고 정형화된 틀로 규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65kg 달성', '대학 입학', '애인 만들기', '임용 합격' ,'시험봐서 몇등안에 들기' 30년 인생을 살아오며 수치화된 목표를 위해 살아온 게 대다수이니 내가 수치에 집착하고 그 수치가 깨달음의 정도를 대변한다는 생각이 내면화되어 있는 것도 당연하다. 이걸 알았으면 종착역이 내포된 목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나 스스로 노력해야한다.

 

'뭐뭐가 되자.'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그 과정이 단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봐야하는 것이라면 더욱더 그래야 하지 않을까?

 

나메크성에서 곤경에 처해있는 오반과 크리링 부르마를 구하기 위해 우주선에서 열심히 수련하는 그 과정에 의미를 부여한 오공처럼 말이다.

 

초사이어인이 되려고 발악했던 베지터는 초사이어인이 되지 못했지만, '되자'에 집착하지 않은 오공은 베지터와 달리 초사이어인이 됐듯이...

 

동부센트레빌 101동으로 이사가는 것, EBS 강사가 되는 것, 승진하는 것 등등 이런 것들이 2020년 33살 내 인생의 종착역이 될 수 있겠지만

10년 전에는 내 인생의 종착역이 임용 합격이었고, 20년 전에는 반 10등 안에 드는 것이었다. 그 종착역에만 집착했다면 내가 교사가 될 수 있었을까? 내가 다이어트에 성공해  로또였다는 것을 알았을까? 내가 교원대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

 

종착역으로 가는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많은 변수를 만나 지금의 내가 만들어진 것이라면, 더욱 더 나는 지금의 종착역을 향해 달려 가는 그 과정에 의미를 부여해야 하겠다. 어차피 가게 될 종착역이라면 그 과정을 즐기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게 낫지 않겠나!

 

열심히 책을 읽고, 유튜브를 통해 현인들을 만나고, 독서노트도 쓰고, 신문도 읽고, 돈 관리도 하고, 강의도 하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면서 언젠가 종착역에 도달하여 과거가 되어있을 지금을 회상하며 '정말 의미있는 인생이었어'라고 나를 다독여준다면 얼마나 멋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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