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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I 과 물리학 II의 연결고리
우리는 때로 모든 것이 평온하고, 균형 잡힌 삶을 꿈꾸곤 합니다. 그러나 균형이 완전할수록 운동도, 변화도 존재하지 않음을 오늘의 물리학이 가르쳐줍니다.
건전지는 왜 battery인가요?
원래 영어 batter는 사정없이 강하게 때린다는 말이고, 군사용어로 대포 여러 개를 병립해서 동시에 적진에 쏘는 포진을 배터리라고 했습니다.
그에 착안하여 미국의 벤자민 프랭클린은 볼타가 만든 최초의 전지인 라이덴병 여러 개를 연결시켜 놓은 것을 배터리라고 비유했습니다. 이후 배터리가 전지라는 일반적인 용어로 굳어지고 나서는 여러 단위를 겹쳐놓지 않고 한 개만 있어도 그냥 배터리라고 부르게 된 거고요.
즉, 배터리는 단순히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라기보다, 처음부터 힘이 모이고, 그것이 한 방향으로 쏘아져 나가는 구조적 상상에서 비롯된 개념이었어요. 이제 우리는 질문 하나를 던질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어떻게 전기를 쏘아낼까? 무엇이 그 내부에서 전하를 밀어내어 회로를 흐르게 만들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 오늘의 물리학이 가르쳐 줍니다.
1. 전위
1) 중력장에서의 중력 퍼텐셜 에너지
2) 전기장에서의 전위
중력장에 위치한 물체가 갖는 잠재적인 에너지의 변화(=중력 퍼텐셜 에너지의 변화)가 물체의 운동 에너지에 변화를 야기하듯이, 전기장에 위치한 전하가 갖는 어떤 잠재적인 에너지의 변화가 전하의 운동 에너지에 변화를 야기하는 듯합니다.
전기장이 중력장과 유사하다는 논리에 기반하여, 에너지 보존 법칙과 일-에너지 정리를 전하에 적용하면 중력장에서 퍼텐셜 에너지 변화량의 음수 값이 중력이 하는 일과 같다는 관계식(W = -△U)과 유사한 관계가 전기장에서도 적용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전기장에서 퍼텐셜 에너지 변화량의 음수값이 전기력이 전하에 하는 일과 같아요.
사실 전기력이 하는 일도 중력이 하는 일처럼 경로와 관계없기에 전기력 또한 보존력입니다. 그러므로 전기력에 대해 퍼텐셜 에너지가 정의되는 거예요.
전기적인 현상은 수많은 전하들이 야기하는 통계적인 결과이기에, 단위 전하가 갖는 값을 기준으로 물리량을 산정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이런 취지로 단위 전하가 갖는 전기 퍼텐셜 에너지를 전위라고 하며, 전위는 전기 퍼텐셜 에너지 U를 단위 전하 q로 나눠서 정의합니다.
2. 전위차와 기전력
1) 전위차
그림 (가)와 같이 도체의 두 지점 A와 B의 전위가 다르다면, 전위가 높은 곳에 있던 전하가 낮은 곳으로 이동하여 전류가 흐릅니다.
따라서 어떤 지점의 전위차가 전류를 흐르게 합니다.
2) 기전력
전하의 이동으로 인하여 언젠가는 그림 (나)와 같이 두 지점의 전위가 같아지겠죠. 이렇게 되면 전하는 더 이상 이동하지 않게 됩니다. 오른쪽, 물의 흐름처럼요. 만일 펌프를 이용해 물의 높이차를 유지해 준다면 물의 흐름은 지속될 것입니다. 이처럼 도체에 전류가 계속 흐르도록 전위차를 유지해 주는 능력을 기전력이라 합니다. 이름이 기전'력'이라서 힘인가 싶겠지만, 기전력은 전기적 퍼텐셜 '에너지'인 전위의 차이를 유지해 주는 능력이기에 힘보다는 에너지에 가까운 개념이에요. 기전력의 단위는 전위와 같이 V를 사용합니다.
① 건전지
전기 회로에서 건전지가 기전력의 역할을 합니다. 건전지의 기전력은 산화·환원 반응에 의해 생기는 화학 에너지에서 비롯돼요.
② 발전기
발전기에서는 전자기 유도 현상을 이용하여 기전력을 만들어냅니다.
③ 태양 전지
태양 전지는 pn접합면에 입사한 빛 에너지에서 기전력이 비롯됩니다.
건전지로 인해 탄생한 전자기학
전지가 발명되기 전 전기라고는 정전기뿐이었습니다. 정전기가 재미는 있지만 사실 그것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그저 인체에 충격을 주거나. 전기불꽃을 내거나, 가벼운 물체를 끌어올리는 등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대부분 고상한 오락에 그쳤죠.
그러다가 전지가 발명됨으로써 전류가 흐르는 전기회로를 만드는 게 가능해졌고, 전류가 흐르는 회로를 토대로 전기와 자기의 상호작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죠. 전류가 자기장을 만든다는 사실은 볼타가 전지를 발명하고 20년 후에 발견되었거든요. 거기서부터 시작되어 꾸준한 연구를 거듭해 탄생한 전자기학을 기반으로 인류는 전지 없이도 자석을 움직임으로써 전류를 만들게 되었고, 그로부터 현대문명의 기반이 되는 온갖 전기 기구와 기술이 나오게 됩니다. 배터리가 없었다면 현대적 기술문명이란 없었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배터리는 사랑입니다.
삶의 어느 순간, 갈등과 모순, 갈망과 부족함에 평탄하지 않는 인생이라 고통스럽겠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흐를 수 있습니다. 전위차에 의해 전류가 흐르는 것처럼요. 삶이 평온하기만 하다면, 그 차이가 없다면 우리는 멈춰 선 전하일 뿐이며, 나아질 변화 또한 없다는 배터리의 교훈, 따라서 배터리는 사랑입니다.
사랑의 배터리 - 홍진영
https://www.youtube.com/watch?v=u8Jru1dp6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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