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물리학II 클립

전기 에너지의 증폭 {트랜지스터의 원리}

by 사이언스토리텔러 2022. 5. 30.
728x90
반응형
728x170

해당 차시 학습지 파일

전기에너지의 증폭.hwpx
0.21MB

학습 목표

트랜지스터의 구조와 증폭 원리를 설명할 수 있다.

물리학 I 과 물리학 II의 연결고리

 

1947년, 미국에 있는 벨 연구소의 존 바딘, 월터 브래튼, 윌리엄 쇼클리에 의해 발명된 트랜지스터는 전압과 전류 흐름을 조절하여 증폭하거나 스위치 역할을 하는 반도체 소자입니다. 이때에는 전자기기의 신호를 제어하는 부품이 진공관이었어요. 그런데 진공관은 부피가 워낙에 큰 부품이었기에, 당시 전자기기의 몸집은 상당했습니다. 가령 그때 컴퓨터의 크기는 방 하나만 했고, 무게가 일반 승용차의 30배였습니다.

 

최초의 컴퓨터 '애니악'

 

하지만 트랜지스터로 인해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들은 그 몸집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무게를 덜어낼 수 있었죠. 이에 트랜지스터는 훗날 현대 전자기기를 구성하는 기초가 됩니다. 그러나 트랜지스터의 데뷔는 지금의 아성에 견주기에 다소 소박했습니다.

 

트랜지스터를 사용해서 처음으로 만든 전자기기는 보청기였다?! 

 

벨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트랜지스터를 사용해서 처음으로 만든 것은 보청기였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시장이 작아서 거의 팔리지 않았다고 해요. 트랜지스터가 지닌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발현되기에는 수요 타겟층이 적은 전자제품이었죠. 그러나 이런 데뷔가 있었기에 사람들은 트랜지스터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건 라디오에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함으로써 트랜지스터 라디오의 탄생으로 연결되고, 더 나아가 컴퓨터의 고성능화에도 연결되었습니다. 이처럼 트랜지스터의 잠재력은 한 사람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의 상상력에 의해 발현되었어요. 어떻게 보면 보청기는 트랜지스터의 잠재력이 발현될 마중물로써의 역할을 한 셈입니다.

 

이처럼 발견이나 발명으로 인한 혁신은 한 사람이 연구실에 들어앉아 고민한다고 해서 결코 일으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혁신은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 간의 케미를 통해 우연히 진행되는 거예요. 그 시작이 볼품없고 초라할지라도, 그것이 어떻게 이용될지는 그것을 손에 넣은 다양한 사람들의 지혜와 직감과 상상력에 맡기는 것입니다.

 

우리도 각자의 삶에서 트랜지스터 하나를 품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이 꿈이든 사랑이든, 꾸준한 노력이 곧 성장의 마중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인생의 교훈, 오늘 공부할 물리학이 가르쳐줍니다.

 

트랜지스터의 구조와 원리

우리는 수도꼭지를 돌려 물이 흐르는 양을 조절합니다. 비유하자면 트랜지스터는 전자의 양을 조절하는 수도꼭지와도 같아요. 수도꼭지를 돌리는 힘은 비교적 작지만 그 결과로 많은 양의 물의 흐름이 달라지듯이, 트랜지스터 또한 마찬가지예요. 이에 대한 원리를 학습하기 전에 트랜지스터의 구조를 살펴봅시다.

1) 트랜지스터의 구조

트랜지스터 기호에서 화살표 방향은 전류의 흐름 방향

 

트랜지스터는 p형과 n형 반도체를 접합시킨 구조로 p-n-p형과 n-p-n형, 두 종류가 있습니다. 각각의 트랜지스터는 이미터(E), 베이스(B), 컬렉터(C)라는 3개의 단자를 가지는데요. 이미터(E)에서는 전하를 내보내고(Emit), 컬렉터(C)는 전하가 모여들어(Collect) 도착하는 곳이며, 베이스(B)는 그 전하의 흐름을 조절하는 밸브, 수도꼭지의 역할을 합니다.

 

2) 트랜지스터의 작동 원리

① 스위칭

 

위 회로의 베이스와 컬렉터 사이에 역방향 전압이 걸려 있습니다. 때문에 회로 어느 부분에서도 전류는 흐르지 않습니다.

 

이때 열려있는 회로의 스위치를 닫아 이미터와 베이스 사이에 순방향 전압(=바이어스 전압) V1을 걸어주면, 이미터(E)에서 양공이 방출(Emit)되고, 베이스를 건넌 양공이 컬렉터(C)로 모이게(Collect) 됩니다. 베이스가 워낙에 얇다 보니 이미터의 양공들은 컬렉터로 쉽게 건너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로 전체에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이처럼 베이스에 전류가 흐르지 않으면 전체 회로에 전류가 흐르지 않고, 베이스에 전류가 흐르면 전체 회로에 전류가 흐릅니다. 베이스 전류의 흐름이 곧 스위치 역할을 하는 거예요. 이러한 효과를 '스위칭'이라 합니다.

 

② 증폭

다시 처음의 상황으로 돌아와 디테일하게 접근할게요. 베이스와 컬렉터 사이의 역방향 전압이 계속해서 베이스와 컬렉터 사이의 공핍영역을 늘려가며, 컬렉터에 양공이 쌓여갑니다. 

 

이때 이미터와 베이스 사이에 순방향 전압(=바이어스 전압) V1을 걸어주면, 이미터에서 방출되는 양공이 마중물 역할을 하여 컬렉터에 모여있던 양공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며 회로에 흐르게 됩니다. 이때 회로에 흐르는 각 전류의 관계는 다음 그림과 같습니다.

 

베이스는 얇아서 베이스에 흐르는 전류는 약합니다. 반면에 컬렉터는 두껍다보니 강한 전류가 흐르는데, 컬렉터 전류 IC와 베이스 전류 IB는 다음의 관계를 만족합니다. 

 

이때 β를 전류 증폭률이라고 합니다예를 들어 β =100 이라고 하면, 베이스 전류가 1A 일 때 컬렉터 전류는 100A가 돼요. 베이스 전류가 2A 이면 컬렉터 전류는 200A가 되고요베이스 전류가 1A만큼 증가할 때, 컬렉터 전류는 무려 100A나 증가하는 꼴입니다. 이처럼 베이스의 작은 전류 변화가 야기하는 컬렉터의 큰 변화를 '증폭 작용'이라 합니다.

 

n-p-n 트랜지스터

 

n-p-n 트랜지스터에서도 원리는 똑같습니다. 단지 베이스에 (+) 바이어스 전압을 걸어줌으로써 이미터의 전자가 마중물 역할을 하고, 컬렉터의 전자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차이일 뿐이에요.


트랜지스터는 그 작동 원리 안에서 마중물의 개념을 품고 있습니다. 이미터와 베이스 사이에 인가된 전압에 의해 발생한 소박한 전하는, 컬렉터에 모인 거대한 전하의 흐름을 쏟아내는 마중물이 됩니다. 이처럼 작은 입력이 큰 출력을 이끌어내는 구조, 그러고 보면 가수 조승연의 이야기도 이와 닮았습니다.

 

Drowning - Woodz

https://www.youtube.com/watch?v=XD__iZhK4MM

 

조승연의 자작곡 Drowning은 발매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보청기 속 트랜지스터처럼, 곡의 섬세함과 깊이는 잠잠한 파도 속에 묻혀버렸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조용히 고여 있던 그 노래가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군복무 중 무대에서, SNS 영상 속에서, 그리고 팬들의 손에서 작은 마중물들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가 모여 거대한 물결이 되었을 때, 역주행의 물꼬를 트게 되었죠.

 

이처럼 세상에는 작은 가능성이라는 트랜지스터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 또한 각자의 삶에서 트랜지스터 하나를 품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실패와 실수 투성이라 보잘것없는 지금일지라도, 가능성을 품고 견디며 기다린다면 그 꾸준함은 성공의 마중물이 되어줍니다. 오늘도 물리를 통해 인생을 배웁니다.

반응형
그리드형

'물리학II 클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류에 의한 자기장  (0) 2022.06.08
전기 에너지의 저장 {축전기}  (1) 2022.06.02
전기 에너지의 소모 {키르히호프의 법칙}  (0) 2022.05.23
전위와 기전력  (0) 2022.05.18
전하와 전기장  (0) 2022.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