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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토리텔링

스윙 바이와 롤린

by 사이언스토리텔러 2021.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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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빛은
날 자꾸 네 곁을 맴돌게 해
온통 너의 생각뿐이야 나도 미치겠어

Rollin' Rollin' Rollin' Rollin'
Rollin' Rollin' Rollin' Rollin'
Rollin' Rollin' Rollin' Rollin'
하루가 멀다 하고 Rolling in the deep

브레이브 걸스 - 롤린 中

 

눈빛만 봐도 설레고 좋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곁에 계속 있고 싶기 마련이다. 태양의 중력에 이끌려 그 주위를 맴도는 지구처럼, 좋아하는 사람의 눈빛에 이끌려 그의 주위를 맴도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사람의 눈빛과 마음을 훔칠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발칙한 생각도 갖게 된다.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것처럼 중력을 훔치는 발칙한 방법 '스윙 바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주 멀리 무언가를 보낼 때 무엇이 필요할까? 많은 사람들은 아마 로켓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현재 로켓기술로는 화성까지 가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화성 너머로 수많은 로켓들을 보냈고 심지어 태양계 밖으로 나간 인공위성들도 있다. 이 인공위성들은 어떻게 저 멀리까지 간 걸까? 그 비결은 바로 '스윙 바이'에 있다.

 

'스윙 바이'란, 말 그대로 로켓이 행성에 잠깐 다가갔다가 다시 멀어지는 것이다. 이때 행성의 중력을 훔쳐서 로켓을 가속시킨다.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로켓을 추진하기 때문에 로켓의 연료 사용량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로켓이 행성에 다가갔다가 멀어지는 것만으로 어떻게 속도를 얻을 수 있는지 그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

 

①'스윙 바이'와 운동량 보존 법칙 (고1 통합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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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바이'의 원리는 운동량 보존 법칙이다. 행성은 정지한 채로 있지 않고,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행성과 로켓의 운동을 간단하게 2차원으로 근사하겠다. 

m = 로켓의 질량, M = 행성의 질량, v = 로켓 속도, V = 행성 공전 속도 / 거칠게 일반화한 상황

 운동량 보존 법칙에 따라 로켓과 행성의 운동량 변화량(△P)은 같다. 서로의 운동량 변화량은 각자의 질량과 속도 변화량을 곱한 것이므로 행성에 비해 질량이 작은 탐사선은 속도가 크게 변화하지만, 질량이 매우 큰 행성은 속도가 거의 변화하지 않는다.

편의상 단위를 생략하고 수치만 보자.

로켓의 질량 1, 행성의 질량 1000일 때 서로의 운동량 변화량이 1000으로 같다면,

행성의 속도가 1만큼 변하는 동안, 로켓의 속도는 1000만큼 바뀐다. 물론 로켓의 속도는 로켓과 행성의 상대적인 운동 방향에 따라 느려질 수도 있고 빨라질 수도 있다. 여기서 두 가지 질문을 할 수 있다.

 

첫 번째, 행성과 로켓 각각의 운동량 변화량이 왜 같은 것인가? 더 나아가 로켓과 행성의 총운동량은 왜 보존되는가?

두 번째, 어떻게 하면 로켓의 속도변화량이 양의 값을 가지게 만들 수 있을까?

 

②행성과 로켓의 총 운동량이 보존되는 이유 (고2 물리학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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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과 로켓 각각의 운동량 변화량이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행성과 로켓의 총운동량이 항상 보존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행성과 로켓의 총운동량이 보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행성과 로켓 간 서로가 작용하는 힘이 '뉴턴 운동 3법칙(작용 반작용의 법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행성과 로켓이 상호작용하는 순간(가까이 오는 순간)의 상황을 아래 그림으로 표현했다.

F와 f는 주어와 목적어가 바뀌는 관계이므로 작용 반작용 관계에 있는 힘들이다. 이 관계에 있는 두 힘의 방향은 서로 반대이며, 크기는 같다. 즉 로켓엔 행성의 중력이 작용하고, 행성 역시 로켓의 중력이 작용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힘의 크기는 'F = ma'로 정의된다.

m: 로켓의 질량, M: 행성의 질량, t: 행성과 로켓이 상호작용하는 시간

서로 상호작용하는 시간 t는 동일하므로 t를 소거하면, 서로의 운동량 변화량 크기가 같다는 결과가 유도된다. 즉, 행성과 로켓 간 상호작용하는 두 힘이 '뉴턴 운동 3법칙=작용 반작용 법칙'을 따르기 때문에 서로의 운동량 변화량이 같은 것이다.

△Pm = -△PM

△Pm + △PM = 0

 

'로켓과 행성의 운동량 변화량 합이 0 임'은 로켓과 행성의 총운동량이 상호작용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즉 총운동량이 보존된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우리는 '뉴턴 운동 3법칙'으로부터 '운동량 보존 법칙'이 유도되는 과정을 살펴본 셈이다. 

 

③로켓의 속도 변화량을 양의 값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고3 고급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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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과 로켓의 상대적인 운동 경우의 수

행성과 로켓의 상대적인 운동의 여러 경우의 수를 보면 행성의 공전 방향과 로켓의 운동 방향이 서로 반대일 때, 로켓의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지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때 로켓의 속도는 얼마나 빨라질까?

물체끼리 충돌할 때 서로에게 작용하는 충격력이나, 로켓과 행성이 상호작용할 때 서로에게 작용하는 만유인력 모두 뉴턴 운동 3법칙을 만족하므로 '스윙 바이' 상황을 물체의 충돌 상황에 비유한다.

이 상황을 '완전 탄성 충돌'로 근사하자.

'운동량 보존 법칙'과 '완전 탄성 충돌에서의 운동에너지 보존'으로 속도 구하기

즉 로켓은 행성 공전 속도의 2배만큼 더 빨라진다. 물론 이상적인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행성의 중력을 훔쳐 전보다 더 빨라진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지구 중력장을 탈출하기 위한 로켓의 속력은 11.2km/s다. 별로 빠르지 않은 거 같지만 이 정도면 음속의 30배에 해당하는 엄청 빠른 속력이다. 그렇지만 지구를 벗어나 더 먼 곳으로 가기엔 부족하다. 이때 '스윙 바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지구와 화성의 공전 속도는 아래 표와 같다. 

                         

행성 평균 공전 속도(㎞/s)   공전 주기(일)
지구 29.7859 365.26
화성 24.1309 686.96

 더 멀리 봐서, 우리 은하계 안의 다른 별을 탐사한다고 가정해보자. 태양계 안의 다른 천체들의 움직임을 설명하고 이해할 때에는 보통 태양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보지만, 실제로 태양계는 은하계의 중심 주위를 돌고 있다. 태양계의 경우는 그 속도의 크기가 무려 230km/s에 이른다. 따라서 별과 별 사이를 여행하면서 중간에 태양계를 거쳐가는 경우, 이론적으로 태양의 움직임을 이용한 '스윙 바이'가 가능하다.

 


"빌보드 1위 안 부러운 밀보드 1위" 

"찐 ARMY 가 픽한 그녀들"

"은혜 갚은 까치? 은혜 갚은 장병!"

"현역과 예비역이 프로듀싱한 군인픽 브레이브 걸스"

평균 30세인 4인조 걸그룹 ‘브레이브 걸스’가 단연 화제다. 4년 전 발매한 ‘롤린’이 음원차트 1위에 오르는 기록적 역주행 때문이다. 군부대 위문공연을 많이 다녀 ‘군통령’으로 기억한 전역 장병들이 과거 공연 영상에 달린 댓글 모음을 편집하여 유튜브에 올린 게 대박을 쳤다. 10년 무명생활에 불과 얼마 전 그룹 해체까지 얘기했다는데, 이런 반전이 없다. 현역 장병과 예비역의 마음을 훔친 브레이브 걸스는 대중의 마음까지 훔치며 사회적 밈(meme)으로 재탄생했고, 국민은 이에 열광하고 있다.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하면 워렌 버핏"

"꿈들을 10년 이상 보유하면 롤린 롤린"

 

코로나 19로 지쳐있는 많은 사람들은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여 역전의 스토리를 쓰고 있는 이들에게 감정이입을 하여 마치 자신이 성공을 한 거 마냥 기뻐하며 동시에 그들에게서 용기를 얻고 있다.

배우 윤여정(74)의 연기 인생도 오버랩된다. 데뷔 후 미국 이민과 이혼, 경력단절의 어려움을 딛고 TV 예능으로 인기를 모은 후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까지 오르내리는 기염을 토했다.

해외에도 이런 역전 드라마 주인공들이 많다. 가정폭력과 이혼, 우울증으로 시달리다 '해리포터'라는 판타지를 풀어놓은 작가 '조앤 롤링'이 대표적이다. 루저 중 루저였으나 세계적 투자전문가로 인생 역전한 '켄 피셔', 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도 인생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들이다. 200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다나카 고이치'도 박사학위 없는 일반 기업의 평범한 회사원이란 점에서 같은 부류다.


"피는 시기가 다를 뿐, 피지 않는 꽃은 없다."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풀꽃3 - 나태주

 

행성의 중력을 훔쳐 역주행 궤적을 그리며 미지의 곳을 향하는 로켓처럼, 대중의 마음을 훔쳐 성공의 궤적을 향해 역주행했던 브레이브 걸스의 '스윙 바이'는 삶은 멋진 긴 여정이고, 성공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일깨워 주었기에 사람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게 아닌가 싶다.

 

쏜살같이 흘러가버리는 하루처럼 인생도 너무나 짧으리라는 허망한 마음이 들면서도 그런 유한함이야말로 삶을 힘껏 살게 하는 구동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피우게 될 여러분 각자의 꽃을 위해 그러한 구동력을 발판 삼아 '스윙 바이'하기를 응원한다.

 

 

「참고자료 및 문헌」

브레이브 걸스 - 롤린(Rollin')

Wikipedia  'Gravity assist'

장규호 칼럼 '늦게 핀 꽃, 레이트 블루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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