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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토리텔링

[Tensegrity] 공중정원 (Garden In The Air)

by 사이언스토리텔러 2021.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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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정원

공중정원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기원전 500년경 바빌로니아의 왕이 왕비를 위하여 수도인 바빌론에 건설한 정원이다. 산이 많아 과일과 꽃이 풍성한 곳에서 자란 왕비는 평탄하고 비가 잘 오지 않는 사막 지역의 바빌론에 마음을 두지 못한 채 항상 아름다운 고향의 푸른 언덕을 그리워하였다. 이 모습을 보고 안타깝게 여긴 왕은 왕비를 위하여 어떤 정원보다도 아름다운 정원을 바빌론에 만들게 된 것이다.

 

각종 나무, 관목, 덩굴 식물들을 층층이 심은 계단식 정원으로, 기록에 따르면 그 장대한 규모로 인해 사막 한가운데 공중에 떠 있는 초록빛 산처럼 보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금은 그 아름다움을 찾아볼 수 없지만, 바빌론에 폐허가 된 공중정원의 터는 오늘날까지도 남아 있다. 

 

왕비를 위해 초록빛 정원을 세우고, 물 한 방울 귀한 사막에서 정원의 초록빛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물을 높은 곳으로 길어 올리는 게 가능했던 건 '과학과 기술'덕이었다. 물론 그 기저엔 왕비에 대한 왕의 사랑이 있었다. 이 어여쁘고 숭고한 감정은 동명의 '공중정원'이라는 아름다운 선율의 노래로 재탄생됐다.


아직 넌 헤매고 있어

밤하늘 가득 멀게만

보였던 곳을 너무 원했나봐

 

시간이 지나갈수록

난 그대 슬픈 눈빛을 바라보네

 

세상 가운데 살아 숨 쉬는 곳

꿈꿔왔다면 내가 주게 해 줘

그리워하던 그 모습 그대로

 

눈부신 사막의 높은 곳으로

꿈꿔왔다면 함께 있게 해 줘

오직 너만을 위해 지금 이렇게

 

백현 - 공중정원

youtu.be/ddu8Lo4c4jU


백현이 부르는 공중정원은 멀게만 보였던 고향, 살아 숨 쉬는 초록빛 자연을 꿈꿔온 여자를 위해 사막의 높은 곳에 공중정원을 만들어 그곳에서 함께 있길 바라는 남자의 마음이 담긴 노래로 들려서 개인적으로 BoA가 부른 '공중정원'보다 감정이입이 더 잘 됐다. 

 

거칠고 메마른 사막 속 유난히 돋보이는 초록 빛깔의 자연은 인간의 탐욕에 대치되는 자연과의 대결 구도를 연상시킨다. 이러한 대결 구도를 이야깃거리로 삼은 두 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천공의 성 라퓨타' 시놉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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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인류는 고도로 발달된 과학기술로 중력을 이기고 비행하는 법을 터득했고, 이내 생활이 가능한 터전을 하늘로 올려 보내는 데까지 성공한다. 공중 도시들로 이루어진 이 위대했던 기술문명은 700여 년 전 알 수 없는 이유로 파멸에 이르고, 그 문명의 구성원들은 지상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오랜 세월이 지나, 그러한 공중 도시들은 소설이나 공상 속에나 있는 존재로 치부되며 그중에 아직 하늘에 떠 있는 구름 속 공중 도시 라퓨타는 전설로 남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추락한 고대 문명 기술의 로봇을 발견한 한 정부는 라퓨타의 실존을 직감하게 되고, 라퓨타를 발견하여 그 재화와 기술, 힘을 차지하려 한다.

 

'아바타' 시놉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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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2세기 중엽. 인류는 '판도라'라는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언옵타늄'이라는 상당히 값어치 있는 광물을 발견하여 채굴하면서 판도라에 기지를 짓고 개척해나간다. 이 과정에서,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가 ‘아바타’ 프로그램을 통해 ‘나비족’의 중심부에 투입된다.

하지만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는 인간과 자연을 경외의 대상으로 보는 나비족의 가치관 차이 때문에 인류와 나비족 간의 대립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두 영화에서 바빌론의 공중정원을 연상시키는 구조물이 적잖게 등장한다. 모두 중력을 거슬러 공중을 둥둥 떠다닌다. 물론 현실에선 이런 구조물이 존재할리가 없다.

(좌) 천공의 성 라퓨타 (우) 아바타의 배경 판도라

그러나 중력을 거스르는 'Tensegrity'라는 희한한 구조물이 실제로 있다.

중력을 거스르는 구조물 Tensegrity

Tensegrity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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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Tensegrity'의 어원

장력(Tension)과 구조적 안정(Structure Integrity)의 합성어로 긴장 상태의 안정구조를 말한다. 

 

② 'Tensegrity'의 원리

 

일단 구조물이 무너지지 않고 그 자리에 서있다는 것은 구조물이 힘의 평형을 이루었다는 말이다. '힘의 평형'이란 어떤 물체에 가해지는 여러 가지 힘을 모두 합한 합력이 0이 되어서 운동 상태가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물체가 서 있을 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수 있는 이유 역시 중력과 수직 항력이 힘의 평형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Tensegrity도 힘의 평형을 이룬 상태라 말할 수 있다. 이 구조물을 자세히 보면 중력과 장력이 서로 밀고 당기며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구조물이 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의 빨간 테두리의 구조물에 빨간 중력이 작용하는데, 이때 같은 크기의 파란색 장력이 반대 방향으로 빨간 테두리의 구조물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빨간 구조물은 힘의 평형 상태를 이룬다. 이때 노란색 줄은 위로 쏠려있는 무게중심에 의해 흩트러진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엄밀히 말하면 줄에 매달려 정지해있는 물체의 상황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자세히 보면 보인다.

 

③ 우리 몸에도 'Tensegrity'가 숨어 있다?

척추

우리 몸의 척추에 'Tensegrity' 원리가 적용된다. 뼈에 작용하는 중력과 근육의 장력이 평형을 이루기 때문에 신체의 구조적 안정성이 보장된다.

 

④ 'Tensegrity'의 활용 분야

 

텐트
호주 브리즈번의 쿠릴파 브릿지
서울 올림픽 체조 경기장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풀꽃 - 나태주 中


뭐든 자세히 보아야 대충 흘겨보면서 놓쳤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는 법이고, 그러한 조각들이 짜 맞춰지면서 조화롭게 보이기 마련이다. 'Tensegrity'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고 자연도 그렇다.

질서 없이 제멋대로 작동되는 자연인 듯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놀라울 만치 정교하고도 규칙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경이로운 순리가 자연에 숨어 있다. 그래서 자연은 '경외' 그 자체로 불려 마땅하다. '천공의 성 라퓨타'와 '아바타'는 그러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다. 영화 속, 탐욕에 눈이 멀어 자연에 대항하는 인간의 기고만장함이 자연이 가르쳐주는 혹독한 교훈으로 갱생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본디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다시 자연으로 회귀하는 자연의 순리 그 자체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결국 두 영화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어리석음을 자행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는 과학과 문명으로 자만하며 자연 위에 군림하려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고, 자연은 그런 인류에게 보란 듯이 2020년 '코로나 19'라는 형벌을 내렸다.

'코로나 19'는 본디 박쥐 등 야생동물의 고유한 질병이던 것이 가축을 매개로 사람에게 전파된 것이라고 한다. 그 근본적 원인은 무분별하고 조급한 개발로 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그것도 모자라 야생동물에 대한 밀렵과 불법 거래를 한 현재의 인간 문명에 있다. 즉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생태계를 파괴하였고, 산업화라는 이름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였으며, 그 결과 바이러스가 변형되고 인간에게 노출되는 악의 고리가 만들어진 셈이다.

지난 100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격히 늘어난 결과 지구의 표면온도가 1℃ 올랐으며, 북극해의 얼음이 반 이하로 줄고, 해수면이 19cm 상승했다. 그 결과 동물의 20%, 식물의 70%가 멸종위기 상황이 되고 말았다.

기후 재앙의 마지노선  '1.5℃ '

지구의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1.5 상승하게 되면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어 걷잡을 수 없는 기후 재앙이 벌어진다고 한다.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일상적인 폭염과 물 부족, 홍수와 산불이 지구 생태계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 2020년 독일의 연구기관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지구의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1.5 상승하기까지 불과 '7년 9일'이라는 시간이 남았다고 한다.

'7년 9일'이면 그리 많지 않은 시간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파리 기후협약 재가입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Net Zero)을 선언한 배경이다.

1.5℃ 마지노선 저지를 위해서 세계 각국은 2010년 대비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5%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의 배출량과 흡수량을 상쇄시켜 탄소의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 중립을 계획하고 있다. 

기후 재앙의 위기는 이미 세계 경제의 주요 행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세계 유수 금융그룹인 JP모간은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관련 회사에는 더 이상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캘리포니아주는 2035년부터 새로 판매되는 모든 승용차와 트럭에 무공해 배출을 의무화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미국 주정부가 내연기관차 퇴출 시한을 못 박고 판매 금지를 강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더불어 유럽연합(EU)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한 유럽 기후법안을 마련하고, 탄소 규제로 일어나는 자국의 기업 경쟁력 하락 및 비(非)EU국으로의 EU 탄소 누출을 방지하기 위해 '탄소 국경세'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무런 조치와 변화가 없다면 ‘기후 변화’로 인한 ‘기후 재앙’은 예정된 미래다. 이대로 기후온난화가 이어진다면 한국의 주요 산업 도시인 부산, 인천, 포항, 울산, 여수 등 해안 인접 지역은 해수면 상승의 영향권 아래 들어가게 된다.

 

자연은 더 이상 기다려 주지 않는다.

기후 변화와 싸우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나?


약한 듯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내일은 그렇게 또 변할 수 있는 건가 봐

 

또 다른 세상의 끝쯤에서

 

너와 내가 찾던 그곳에서

머물러 있을 테니

 

백현 - 공중정원 


시타와 파즈 / 설리와 네이티리

시타와 파즈 그리고 설리와 네이티리가 지키고 싶었던 초록빛 자연은 그들의 '공중정원'이자, 곧 모두의 이상향이었다. 그들은 자세히 봐야 보이는 자연의 힘을 존중할 줄 아는 이들이었다.

 

약한 듯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내일이 변할 수 있는 것처럼, 자그마한 마음가짐의 변화와 새싹 같은 실천만으로도 우리의 '공중정원'은 오래도록 초록빛을 품을 수 있다. 자연은 또 다른 세상의 끝쯤에서 우리를 기다리며 머물러 있는 환상이 아니다. 자연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자 실재이고, 생명 그 자체이다.

 

우리의 초록빛 자연이 메마른 사막에 공허한 터로 남아있는 바빌론의 '공중정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참고자료 및 문헌」

 

공중정원 - 백현

풀꽃 - 나태주

[광주일보 칼럼] 탄소 시계 7년 9일 - 이봉수

[광주일보 칼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 노멀 - 이한주

[한국경제신문 칼럼] 기후 변화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 최병일

네이버 지식백과 - 공중정원 (이라크에서 보물찾기, 2003., 김윤수, 강경효)

각 이미지 구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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