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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통

디지털 르네상스와 코로나19

by 사이언스토리텔러 2020.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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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 영화는 주인공으로 사람을 내세운다. 더불어 사람과 같은 인격을 지닌 또 다른 무언가가 주인공인 영화들도 있다.

 

  무한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디즈니&픽사 군단은 동물에게도 인격을 부여하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괴물에게도 인격을 부여하기 하며, 심지어 장난감에게까지 인격을 부여하였다.

 

  더 나아가 인격체가 주인공이어야 한다는 클리셰를 버리고 되려 인격체를 배경으로 깔아버리면서 인격을 구성하고 있는 감정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재미있는 발상의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그 영화가 바로 '인사이드 아웃'이다.

 

  나는 처음 이 영화를 보고 기쁨이가 주인공인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에 나오는 기쁨이는 자신을 라일리와 동격화하면서 다른 감정들이 뭔가를 하려고 하면 뭐든 족족 막아댔었다.

'라일리를 위하는 일이라면서 말이다.'

  지가 라일리를 대변하는 부모인 마냥 슬픔이 하는 모든 것을 막아내려고 했다. 나도 처음엔 슬픔이를 트롤로 취급했었지만 영화를 보면 볼수록 그러한 슬픔을 배격하려는 기쁨이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트롤임을 알게 되었다.

  결국 영화는 기쁨과 슬픔 분노 까칠함 이러한 내면의 모든 감정들은 우열을 가릴 것 없이 모두 소중하다는 것을 주장한다. 항상 기뻐할 것도 없고, 슬픔과 우울함을 무시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다양한 감정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진정한 내 자아가 성장하면서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의 작동 방식을 설명해 주는 가장 최신 이론인 양자역학은 입자성과 확률성 그리고 관계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관계성은 '사물과 사건은 오직 상호작용 속에서만 나타난다.'로 설명된다. 입자의 위치를 측정하기 위해 빛을 쏘아주면 빛과 입자가 서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정확한 입자의 위치를 측정할 수 없다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가 이를 대표하고 있다.

 

  세상 어느 것도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으며, 상대가 있어야 비로소 존재한다'는 양자역학의 기본 가정이 실제로는 온 우주를 움직이고 작동시켜 온 기본 원리였던 셈이다. 이처럼 우리를 비롯한 우리 주위의 모든 것들은 상호작용을 하면서 각자의 의미를 가진다.

 

인류의 손으로 이룩한 글로벌 사회

  인간(人間)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상호작용을 해야만이 의미를 지닐 수 있는 철저히 사회적인 동물이다.

수렵 생활을 하던 인간은 씨족에서 부족 더 나아가 세계화의 진전으로 범위가 엄청나게 넓어지게 되었고 그 중심에는 기술의 발전이 자리잡고 있다. 공교롭게도 앞만 보고 달려왔던 지구상의 여러 나라들은 변화와 진보의 빠른 속도로 인해 안정감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기술 문명의 발달은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었지만, 이제 그 폐단이 심각하게 노출되고 있다. 기술은 어디까지나 인류의 이로운 삶을 위한 도구일 뿐이지만 역으로 인류가 기술에 잠식되어 사는 듯한 모습을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마주한다.

 

  SNS를 비롯한 여러 소셜 컨텐츠는 더 많은 사람과의 사회적 교류를 원하는 수요와 맞물려 엄청나게 발전하였고 핀테크 서비스는 편의성과 간소함을 무기로 많은 수요층을 끌어들였다. 사회적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수요에 의해 나온 기술들이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나오게 되는 각종 부작용들에 의해서 오히려 사람 간의 사회적 거리를 멀어지게 돼버린 사건들이 요새 너무 많지 않은가?

 

 과학 기술이 인간에게 미래의 행복을 보장해줄 수 있다는 희망도 무너지고 있다. 사람들은 근대화가 발전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 조금씩 깨닫고 있다. 미래를 향했던 시선을 되돌아보며 전통 가치에 주목하려는 찰나에 세계는 난데없는 코로나 바이러스 충격을 받게 된다.

 

코로나 19

  비대면 서비스가 정말 필요한 것인가 의문이 드는 이 상황에 비대면 서비스가 자리 잡아야 할 당위성을 세워준 계기가 바로 코로나19인 셈이다. 사람들은 극장, 공연장, 쇼핑몰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을 기피하려다 보니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식, 즉 언택트(untact) 패턴으로의 변화가 더욱 크게 일어나게 된 것이다. 

 

중세의 흑사병

  우리는 기술 발전의 가속화와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도덕적 가치관과의 괴리에서 혼란스러워 했었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 19를 계기로 올바른 상호작용에 기인한 사회적 교류를 위해 과거의 실수를 되돌아 봄과 동시에 미래를 내다보면서 온당한 도덕적 관념을 신장시켜야만 한다. 

  유럽에서 페스트 유행이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를 발흥시킨 직접적 원인이라는 게 하나의 정설이다. 감염증에 의한 죽음의 공포가 역설적으로 인간다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르네상스를 낳았다는 것이다. 코로나 19로 고통받는 우리의 눈 앞에 디지털 르네상스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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