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이언스토리텔링

회전목마

by 사이언스토리텔러 2022. 6. 20.
728x90
반응형
728x170

째깍째깍, 무미건조하게 돌아가는 시곗바늘. 그 리듬에 맞춰 흘러가는 삶이 무료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남들의 시간은 앞으로 쭉쭉 나아가는 것 같은데, 왜 내 시간은 쳇바퀴처럼 하릴없이 제자리만 도는 거 같은지.

분명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자리였음을 알게 됐을 때 느껴지는 시간에 대한 배신감.

그 어설프고 초라한 시간의 째깍거림에 삐걱거리는 삶, 그 틈새에 스스로도 확신이 없는 불안이 쌓여간다.

뜨거웠던 이상은 차가운 현실에 식어가고, 뚜렷했던 목표는 희미한 공수표로 바래져가는 듯한 불편함.

 

현타, 가끔씩 찾아와 금방 바스러지는 감정들임을 어느 누구보다 잘 알지만, 그렇다고 훌훌 털어버리기에 절대 가볍지 않다는 것 역시 너무나도 잘 안다. 더 공포스러운 건 이러한 감정들은 주기적으로 찾아온다는 사실이다.

 

인생은 회전목마

빙빙 돌아가는 시간을 따라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현타에 어지러움을 느끼는 삶이지만, 그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가는 삶이 되어야 한다. "포기하면 편해. 왜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라는 가벼운 말 한마디에 묵직한 내 삶의 중심이 흔들리기도 하지만 인생이란 모름지기 흔들리는 것이다.

 

 

물체가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이유는 '중심'을 향하는 '구심력'이 물체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빙빙 돌아가는 물체는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는 '관성'에 의해 구심력과 반대 방향을 향하는 '원심력'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원심력은 실재하는 힘이 아니라 그저 물체가 '느끼는' 가상의 힘일 뿐이다. 물체를 움직이게 하는 실제적인 힘은 중심을 향하는 구심력뿐이다.

 

 

빙빙 돌아가는 회전목마와 같은 인생이라는 건, 시곗바늘을 따라 돌아가는 나의 모든 시간들에 작용하는 구심력이 있음을 뜻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열망, 성공에 대한 갈망, 오늘보다 더 나아질 내일에 대한 희망, 나와 우리의 행복에 대한 소망. 삶의 중심에 깃든 이 모든 염원들은 시간의 구심력으로써의 역할을 한다.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삶의 중심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듯한 '현타'라는 원심력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그러나 현타는 실재가 아니고 어디까지나 주관적 느낌이 만드는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나를 이끄는 실재는 바로 삶의 중심에 깃든 그 모든 염원들이다.

 

우린 매일 달려가, 언제쯤 끝나 난 잘 몰라

 

결국 긴긴 원을 돌아 제자리라는 건, 수없이 흔들려도 중심을 잡고 달려 나가는 여전한 소년을 마주하기 위함이다. 스스로의 초라함을 이겨내며 의미 없어 보이는 일을 5년, 10년, 15년씩 하는 사람들만이 결국에는 자기 분야에서 자기만의 무언가를 가지게 된다. 삶이란 원래 그렇게 어설픈 나날들, 우습고 비웃어주고 싶은 시간, 스스로도 확신 없는 불안으로 쌓아간 순간들이 만들어내는 무엇이 맞을 것이다. 그렇기에 부지런히 지나온 어제들을 쌓아가는 사람들의 지나온 기억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내가 슬플 때마다
이 노래가 찾아와
세상이 둥근 것처럼
우리 인생은 회전목마

 

우린 매일 달려가
언제쯤 끝나 난 잘 몰라
빙빙 돌아가는 회전목마처럼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빙빙 돌아올 우리의 시간처럼
인생은 회전목마

 

소코도모 - 회전목마 


 

https://youtu.be/tnAxZipkuWw

 

반응형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