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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느렸었고 지루한 나날들의 반복이라 시간이 어서 흘러 빨리 어른이 되기를 바랐던 어렸을 적. 그랬었기에 합격자 발표날 내 이름이 보이던 순간.
드디어 내 세상이 왔다!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산다는 건 하루하루가 전쟁과 같더라고요. 불타오르는 청춘의 시절, 뜨거웠던 사랑이 끝났을 때의 쓰라림과 허무함에 세상이 무너진다고 여겼던 때도 있었지를 회상하며 지난 추억을 곱씹다 보면 산다는 건 하루하루가 연습과도 같더라고요. 괴로움과 즐거움이 반복되며 쉽사리 끝을 보이지 않는 만만치 않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 오늘 공부할 물리학이 가르쳐 줍니다.
1. 관성과 운동량
'운동량'이란 말을 들으면 여러분은 무엇이 떠오르나요? 누군가는 헬스장에서의 땀방울을, 또 누군가는 숨이 차오르는 마라톤을 떠올릴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몸으로 '운동'을 체험하며 자라왔으니까요. 하지만 먼 옛날 일부 사람들은 깊이 궁금해했습니다.
운동이란 무엇인가?
특히 중세의 한 철학자, 장 보리당(Jean Buridan)은 궁금했습니다.
왜 던져진 돌은 하늘을 가르며 계속 나아가는가? 누가 돌을 밀어주지 않는데, 왜 멈추지 않는가?

그는 세상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 남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름하여 임피투스(impetus), 스스로의 운동을 지속시키는 움직임의 씨앗. 이 임피투스는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운동량이나 관성과 통하는 심오한 아이디어의 씨앗이었던 것입니다.
이 시간에 우리는 그렇게 탄생한 관성과 운동량, 살아 있는 신체적 경험을 넘어 세상을 수학적으로 철학적으로 꿰뚫어 보려는 인간 정신의 이야기에 대해 배우는 것입니다.
1) 뉴턴 운동 제1법칙과 관성

수평으로 던져진 물체가 갖는 수평 방향의 속력, 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생기는 거 아닌가요?
힘이 있어야 운동이 유지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적 사고는 갈릴레이와 뉴턴 이전까지 인류가 믿어왔던, 매우 자연스러운 오해예요. 이 오개념은 마찰이 항상 존재하는 일상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일상 경험에서는 움직이는 물체를 가만히 두면 결국 멈추기 때문이거든요. 그렇다면 마찰이 없는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을 가정한 갈릴레이의 사고 실험을 살펴봅시다.

마찰이 없다면, 지면으로부터 높이 h에서 물체를 가만히 놓았을 때, 어떠한 경로로 움직이는 물체이든 운동을 시작한 높이 h에 도달하게 됩니다. D의 경로로 움직이는 물체는 어떨까요? 높이 h에 도달할 때까지 물체는 계속해서, 무한히 운동할 것입니다.
D의 경로로 움직이는 물체가 계속 운동하는 이유는 뭘까?
D의 경로로 움직이는 물체는 어떠한 힘을 받고 있지 않음에도 계속해서 운동합니다. 이에 대해 갈릴레이는 다음과 같이 답을 내립니다.
물체가 외부로부터 힘을 받지 않을 때 물체는 처음의 운동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다.
이 성질을 '관성'이라 부르게 된 거죠. 훗날 뉴턴에 의해 관성과 힘에 대한 정량적인 관계가 뉴턴 운동 제1법칙으로 정의되고요. 뉴턴 운동 제1법칙에 따르면, 물체에 작용하는 힘이 0일 때(=물체에 힘이 작용하지 않을 때), 물체의 운동은 정지 또는 등속 직선 운동으로만 정의됩니다. 달리 말해 정지해 있는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으려 하고, 운동하는 물체는 자신의 속력과 운동 방향을 유지하려는, 즉 힘이 작용하지 않는 물체는 자신의 원래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처럼 힘이 작용하지 않는 물체가 자신의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관성이라 합니다.
다시 돌아가 봅시다.

수평 방향으로 힘이 없는데 왜 물체가 계속 움직일까?
그건 바로 관성 때문입니다. 물체는 힘이 작용하지 않는 방향으로는 원래의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죠. 운동을 ‘유지’하는 데에는 힘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운동을 ‘변화’시키는 데만 힘이 필요합니다.
관성을 활용한 안전장치
여러분, 혹시 이런 경험해본 적 있나요? 차를 타고 가면서 안전벨트를 쭉 당기면 잘 늘어나는데,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을 때나 차가 급하게 출발할 때, 벨트를 당기면 어딘가에 걸려서 잘 늘어나지 않던 경험. 그 비밀은 안전벨트 안에 숨어 있는 작고 정교한 무거운 추, 즉 관성 감지 장치에 있습니다.

자동차가 일정한 속도로, 즉 안정적으로 움직일 때는 무거운 추에 연결된 기다란 막대가 활차를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안전벨트가 아무 저항 없이 잘 풀립니다. 하지만 갑자기 차가 멈추거나 갑자기 출발하면, 무거운 추는 관성에 의해 움직이게 되고, 무거운 추와 연결된 기다린 막대가 활차에 걸리게 돼 안전벨트가 늘어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2) 뉴턴 운동 제3법칙과 운동량
왜 메뚜기들은 수백만 마리씩 떼를 지어 구름처럼 몰려다닐까요?
그것은 단일 경작이라는 인간의 행위에 대한 반작용입니다. 광대한 농경지에 한 가지 작물만 심다 보니 그 작물의 천적이 한 지역에 몰려들게 되고 그럼으로써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것이죠.

인간이 그렇게 관여하기 전만 해도 메뚜기는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별로 해를 끼치지 않는 곤충이었어요. 메뚜기들은 저 나름의 방식으로 인간들에게 반작용 반응을 보인 겁니다. 인간이 지구의 검은 피인 석유를 유독가스로 변화시켜 생명을 질식시키는 구름을 만들어내면 지구는 지구 온난화라는 반작용으로 응답합니다. 어쩌면 자연재해는 인간이 지구와 대화를 하지 않으려는 작용에 따른 반작용이지 않을까요?
이렇듯 자연은 단순히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을 되찾기 위해 힘을 되돌려 줍니다. 이 원리는 우주의 기본적인 움직임 속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데요. 바로 뉴턴의 운동 제3법칙, 즉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서 그 근본 원리를 찾아볼 수 있어요.
운동량 보존 법칙

여러분. 우리는 중학교 때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배웠습니다. 바로,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체가 어디에 있든, 위치가 바뀌어도, 운동 에너지와 퍼텐셜 에너지의 합은 변하지 않고 우리 곁에 남아 있었습니다. '위치가 바뀌어도 변치 않는 것', 이것이 바로 '공간의 자유'와 연결된 '보존'이었습니다.
그런데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는 '시간의 자유'와 연결된 '보존' 또한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두 물체가 충돌하는 시간(△t) 동안 서로에게 작용하는 힘들은 '작용 반작용 관계'에 있기 때문에 크기가 같고, 방향은 서로 반대입니다.

이처럼 물체들의 충돌, 그 이전과 이후를 꿰뚫어 언제나 똑같이 유지되는 특별한 물리량의 합이 있습니다. 이 물리량을 운동량(momentum)이라고 합니다.
3) 운동량의 정의

운동량은 질량이 m인 물체가 속도 v로 움직일 때 가지는 물리량으로써 기호는 P, 단위는 kg·m/s입니다. 운동량은 힘처럼 크기뿐만 아니라 방향 정보 또한 가집니다. 운동량의 방향은 속도의 방향으로 동기화되는데요. 예를 들어 1kg의 물체가 오른쪽으로 1m/s로 움직인다면, 이 물체의 운동량은 +1kg·m/s입니다. 반면 같은 물체가 왼쪽으로 1m/s로 움직인다면, 이 물체의 운동량은 -1kg·m/s입니다.
그땐 그랬지 - 카니발
https://www.youtube.com/watch?v=P68jdOdFfE0
삶은 작용과 반작용
빛이 있으면 암흑이 있고, 맑은 날이 있으면 비 오는 날도 있습니다. 따뜻한 계절이 지나 추운 계절이 오기 마련이고 태어나면 죽기 마련입니다. 이처럼 자연의 기저에는 작용과 반작용, 항상 반대되는 무언가가 있기 마련이에요. 자연은 그런 반대를 그대로 받아들이며 흘러갑니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그러나 사람들 대부분은 삶에 즐거움만 가득하기를 바라고 괴로움이 끝이 없다고 불평합니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듯이 즐거움이 있으면 필연적으로 괴로움이 따라오는 것이 삶의 참모습인데도요.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니 일이 생길 수밖에요.

삶의 괴로움을 거부하는 사람은 삶의 즐거움까지 빼앗기고 맙니다. 괴로움과 즐거움, 둘 다 갖든지 둘 다 포기하든지, 우리에겐 하나의 선택만 존재할 뿐입니다. 괴로움과 즐거움은 작용과 반작용처럼 항상 짝을 지어 존재하니까요. 어쩌면 우리의 인생은 시시포스의 인생일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굴러 떨어지게 될 바위의 필연적인 운명을 감내하면서도 힘겹게 위로 올려보려는 과정, 그 끝없는 반복. 그럼에도 우리는 신화 속 시시포스처럼 각자의 '삶의 바위'를 견뎌야만 합니다. 그 정도의 묵직함이 있어야 경박함과 허풍을 상쇄시키고 끝없는 욕망의 골짜기를 메울 수 있으며 평범한 삶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어요. 오늘도 물리를 통해 인생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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