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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물리학I 톺아보기

특수상대성이론 ② {시간 지연, 길이 수축, 뮤온의 운동}

by 사이언스토리텔러 2024.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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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9 - [2024 물리학I 톺아보기] - 특수상대성이론 ① {동시성의 상대성}

 

특수상대성이론 ① {동시성의 상대성}

물리학Ⅰ 전개도상상 돌촉을 붙인 창으로 매머드를 사냥하던 인류는 이제 우주선으로 태양계를 탐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호모데우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오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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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서 조직도

 

피카소와 아인슈타인

 

피카소는 하나의 지점에서 대상을 바라보는 원근법을 무너뜨리고 동시에 여러 가지 시점에서 바라본 3차원의 입체를 2차원의 화폭 위에 펼쳐 놓았습니다. 기존의 사고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방식이었죠. 아인슈타인 역시 지각에 의존하는 실증적 실험의 한계를 넘어서 '사고 실험'이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시간과 공간의 관계를 파헤쳤습니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기존의 사고에 얽매이지 않는, 두 천재의 공통된 사고방식입니다.

 

2. 시간과 공간의 상대성

3) 시간 지연(=시간 팽창)

 

민수와 영희는 빛이 우주선의 위아래를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합니다. 빛의 속력은 광속 불변 원리에 따라 누가 보든 c로 동일해요.

 

①민수 관성계

 

민수가 보는 빛의 이동 경로는 2l입니다. 이때 왕복 시간△t는 2l/c예요. 민수 입장에서 빛이 출발한(=사건 1) 곳과 도착한(=사건 2) 곳은 우주선의 한 지점으로 같은데요. 이처럼 동일한 장소에서 두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관성계에서 측정한 사건 사이의 시간을 '고유 시간'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민수가 측정한 시간 △t은 고유 시간입니다.

 

②영희 관성계

 

영희가 보는 빛의 이동 경로는 대각선 길이 2l'입니다. 2l보다 길어요. 그래서 빛이 한 번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 △t'는 2l'/c 입니다. 영희 입장에서 빛이 출발한(=사건 1) 곳과 도착한(=사건 2) 곳은 서로 다른 지점임을 확인하세요.

 

③ 결론

 

영희가 측정한 빛의 왕복 시간을 3초라고 가정한다면, 민수가 측정한 빛의 왕복 시간은 3초보다 작은, 2초라고 가정할게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민수처럼 움직이는 세상에서는 '시간의 간격'이 팽창했기 때문입니다. '시간의 간격'이 팽창했다는 건 시간의 흐름이 느려진 거와 같아요. 영희 세상에선 '똑딱'거렸을 시간 간격이 민수 세상에선 '또옥따악'으로 늘어진 거죠. 시간이 느리게 흐르다 보니 3초 걸릴 시간이 2초가 된 겁니다. 즉 영희에 대해 움직이고 있는 민수의 시간은 느리게 흐릅니다. 이처럼 정지한 관찰자(=영희)가 보는 움직이는 물체(=민수)에서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고, 이를 '시간 지연' 혹은 '시간 팽창'이라고 해요. 만약 움직이는 세상의 속도가 더 빨라진다면 그 세상에서의 시간은 더욱 느리게 흐릅니다.

 

상대성 원리

 

영희 입장에서는 철수가 움직이고 있으니 철수의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하지만 철수 입장에서는 영희가 움직이죠.(=상대성 원리) 따라서 철수 입장에서는 영희의 시간이 자기의 시간보다 느리게 흐릅니다. 포인트는 '누가 보냐에 따라 움직이는 물체의 운동 상태가 결정되고, 관찰자가 보기에 움직인다고 판단되는 물체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걸로 측정된다.'입니다.

 

쌍둥이 역설

 

쌍둥이 중 한 명(A)은 지구에 남아있고, 한 명(B)은 머나먼 행성으로 우주선을 타고 떠납니다. 그런데 B가 행성에 도착하고 지구로 귀환하는 순간 모순이 생겨요. .

 

A 입장에는 B가 움직이므로 B의 시간이 더 느리게 흐릅니다. 따라서 A 입장에는 B가 젊어 보여야 해요. 하지만 B 입장에는 A가 움직이므로 A의 시간이 더 느리게 흐릅니다. 따라서 B입장에는 A가 젊어 보여야 해요. 서로가 어려 보인다고 칭찬의 미덕을 뽐내는 훈훈한 장면이지만 슬프게도 한 명만 맞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누가 맞는 말일까요? 바로 A입니다.

 

특수상대성이론은 '관성계'에만 기반하였기에 특수상대성이론의 시간 지연 현상은 '관성계'에서만 관찰되는 현상입니다. 지구에 남아있는 A는 정지해 있으므로 '관성계'에 해당하지만, 우주선을 타고 돌아오는 B는 '관성계'가 아니에요. 왜일까요? 관성계는 정지하거나 등속 운동하는 계입니다. B가 행성을 찍고 지구로 돌아오는 순간 방향을 틀어버렸기 때문에 속도가 변해버렸어요. 따라서 B의 세상은 가속 운동을 하는 비관성계입니다. 그렇기에 B의 세상에서는 시간 지연이 나타나지 않아요.

 

시간 지연을 검증하기 위한 모든 실험 중 가장 저렴한 실험

 

1971년, 하펠과 키팅은 세슘 원자시계를 갖고 비행기를 타고 한 번은 지구 자전 방향으로 또 한 번은 지구 자전 반대 방향으로 세계 여행을 했습니다. 여행을 마친 후 비행기 내 시계를 지상의 원자시계와 비교했죠.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움직이는 세상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며, 움직이는 속도가 빠를수록 시간은 더욱 느리게 흐릅니다. 지구 자전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지구 자전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보다 지상에 대한 비행기의 상대속도가 더 빠릅니다. 따라서 지구 자전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비행기의 시간이 더욱 느리게 흘러야 합니다. 실제로 지구 자전 방향으로 움직이는 비행기의 세슘 원자시계는 지상의 시계보다 60나노초 느리게 작동한 반면, 지구 자전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비행기의 세슘 원자시계는 지상의 시계보다 270나노초 느리게 작동했습니다.

 

4) 길이 수축

모래시계, 흘러가는 시간의 양을 공간의 면적으로 치환하여 계산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말하자면 시간을 공간화한 장치죠. 어디까지나 모래시계는 비유와 같은 장치지만 시간과 공간은 실제로 엮여있어요.

 

움직이는 세상에서 시간의 흐름이 뒤틀렸습니다. 광속 불변이라는 가정 때문에 시간이 뒤틀리면 공간도 뒤틀려야 하겠죠. 시간의 흐름이 늘어진 만큼 공간은 수축됩니다.

 

영희 입장에서는 우주선과 민수가 움직이고 있으니 영희가 본 우주선과 민수의 수평 길이는 원래 길이보다 짧습니다. 상대성 원리에 따라 민수 입장에서는 영희가 움직이고 있으니 영희의 수평 길이는 원래 길이보다 짧게 보여요. 만약 움직이는 세상의 속도가 더 빨라진다면 그 세상에서의 길이는 더욱 짧게 수축됩니다. 길이 수축은 물체의 운동 방향으로만 일어납니다. 따라서 운동 방향에 수직한 방향으로는 길이 수축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고유 길이

한 관성계에서 볼 때 고정된 두 지점 사이의 길이

A 관성계에 대해 두 별의 위치가 고정되어 있으므로 A가 측정한 별 1, 2 사이 거리 L은 고유 길이입니다. B 관성계에 대해 우주선이 정지해 있으므로 우주선의 양 끝이 고정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따라서 B가 측정한 우주선의 길이 l은 고유 길이입니다. A에 대해 B가 움직이고 있으므로 길이 수축에 의해 A는 우주선의 길이를 l보다 짧게 보고, B에 대해 별들이 움직이고 있으므로 길이 수축에 의해 B는 별 1, 2 사이 거리를 L보다 짧게 봅니다.

 

길이 수축으로 설명하는 전자기력

움직이는 전하들(=전류) 사이의 상호 작용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자기력으로 나타납니다. 특수상대성이론은 자기력의 기원을 공간의 수축으로 설명해요.

(b) 같은 방향으로 흐르는 두 전류 사이에는 자기적 인력이 발생합니다.

(c) 도선 1의 전자 입장에서 도선 2의 전자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므로 전자는 정지해 보여요. 따라서 전자 입장에선 도선 2의 양전하만 움직이므로 길이 수축에 의해 양전하의 간격이 수축이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따라서 국지적으로 도선 2는 양의 전기를 띠게 되므로 전기적 인력이 발생합니다. 

 

(d) 도선 1의 양전하 입장도 마찬가지예요. 전자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므로 길이 수축에 의해 전자 간격이 수축하여 도선 1의 양전하 입장에서 도선 2가 음의 전기를 띠게 되므로 전기적 인력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해석은 자기력이 전기력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전기와 자기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규명할 수 있었던 것은 특수상대성이론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업적입니다.

 

5) 뮤온의 운동

우주선(cosmic ray) 중 뮤온은 지상 10km 위에서 생성되어 소멸됩니다. 뮤온은 엄청 빠른 속력으로 지상을 향하지만, 수명(=생성에서 소멸까지) 시간이 워낙에 짧아 지표면에 닿기도 전에 소멸되어야 해요.

 

그러나 실제로는 지표면에서 뮤온이 발견됩니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포인트는 뮤온이 광속에 가까운 속력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이에요. 따라서 뮤온의 운동은 고전론적 입장이 아닌 상대론적 입장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따라서 어떤 관측자가 보아도 뮤온이 지표면에 도달해야 한다는 결론에는 차이가 없어요.

 

고유 시간과 고유 길이 찾기

① 고유 시간

뮤온 생성과 소멸이라는 두 사건은 뮤온 자체에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두 사건이 발생한 장소가 뮤온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뮤온에서(혹은 뮤온과 같이 움직이는 관찰자)의 '생성-소멸'시간이 고유 시간입니다.

 

② 고유 길이

뮤온 생성과 소멸이라는 두 사건이 발생하는 지점이 지표면 관찰자 입장에선 고정되어 있으므로 지표면 관찰자가 본 사건의 길이(=수직 높이)가 고유 길이입니다. 뮤온과 함께 움직이는 관찰자가 봤을 때는 생성과 소멸이 발생하는 지점이 함께 상대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므로 길이가 수축되어 보입니다.

 

시간을 달려서 - 여자친구

https://youtu.be/NVSL2Sde-Ow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시간은 흐르는 강물과 같아서, 장소에 따라 다른 속도로 흐릅니다. 빛의 속력에 근접하는 빠른 속력으로 움직이는 세상에선 시간이 느리게 흘러서 길이가 줄어드는, 시공간이 뒤틀리는 현상이 발생해요. 움직이는 속도가 빠를수록 뒤틀림이 더 심해져서 시간은 더 느리게 가고, 그만큼 길이는 더 짧아지게 됩니다. 이처럼 빨리 움직이는 세상에선 시공간이 엮여있다 보니 '시간을 달려서'라는 은유적 표현이 비유가 아니라 사실이지 않을까요?

손에 무한을 움켜쥐고 찰나에서 영원을 보라

아무리 좋아하는 길이라도, 아무리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달린다 해도 오래 달리다 보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에 가슴이 짓눌리고, “관둘까?”라는 생각만으로 머릿속이 아득해집니다. 1분 1초가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 건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흘러가는 시간이라지만 시간은 분명히 상대적이에요. 가만히 서 있는 사람과 끊임없이 달리는 사람의 시간은 분명 다릅니다.

 

우리는 부단히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유의미한 순간을 붙잡을 수 있고, 반대로 찰나의 순간에서도 영겁을 붙잡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여러분의 오늘은 달리고 있는가요? 오늘도 물리를 통해 인생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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