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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개정 통합과학

ESG와 수소 에너지

by 사이언스토리텔러 2023.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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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쏘아 올린 ESG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ESG'는 뭘까요?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인데, 기업의 지속 가능성 여부를 파악하는 척도로써 투자자들이 투자할 기업을 판별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투자자는 기업이 얼마나 환경 보호에 힘쓰고 있으며, 올바른 사회적 책임을 다 하고, 건전한 지배 구조 아래에서 운영되는지를 파악하여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고 그 기업에 투자합니다.

 

 

2020년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는 환경 문제에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본디 박쥐 등 야생동물의 고유한 질병이던 것이 가축을 매개로 사람에게 전파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 근본 원인은 무분별하고 조급한 개발로 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그것도 모자라 야생동물에 대한 밀렵과 불법 거래를 자행한 현재의 인간 문명에 있죠. 즉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생태계를 파괴하고, 산업화라는 이름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였기에, 그 결과 바이러스가 변형되고 인간에게 노출되는 악의 고리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이처럼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 문제는 지역적 위기만이 아니라 전세계적 위기가 돼버렸습니다. 우리는 여태껏 지구의 자원을 마음껏 써도 되는 권리가 있다고 착각하며 살아왔어요. 하지만 폭염, 허리케인, 빙하 해빙, 폭설 및 폭우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이상기후 현상을 직시하며 그것이 오만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지구의 주인이 아니고, 지구에 세를 들어 사는 임차인일 뿐입니다. 환경은 미래 세대에게서 잠시 빌려 쓰는 것입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떤 환경을 물려줄 것인지 진지한 고민을 시작할 때가 왔습니다. 


지구 온난화와 이산화탄소

 

1700년께 소빙기가 끝나면서 지구의 온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산화탄소 배출까지 늘어나면서 온도 상승세가 가팔라졌습니다. 2100년이 되면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3~5도가량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은 이산화탄소, 메테인,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입니다. 온실가스가 태양으로부터 받은 복사에너지를 대기 중에 머물게 해 지구 표면의 온도를 높이는 것을 '온실효과'라고 합니다. 사실 온실효과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에요. 온실의 유리처럼 작용해 지구의 온도를 평균 15도로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이죠. 그러나 온실가스 농도가 급격히 짙어지면서 지구의 평균 기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거예요. 이것이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지구온난화'입니다.

 

 

사람의 체온은 정상에서 1.5도를 넘어가면 고열 증상 때문에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지구도 마찬가지예요. 지구의 평균 온도는 1750년대 산업혁명 시기와 비교해 1도 이상 올라가 있는 상태입니다. 이미 상승한 약 1도의 영향으로 기상 이변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죠. 기후 재앙의 마지노선에 다다른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목전에 두고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200여 개 국가가 2015년 파리에서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2도 아래로 유지하되 1.5도를 넘지 않겠다는 기후협약을 맺었습니다. 이에 국가적 차원에서 더 나아가 글로벌 단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협력과 그에 따른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지구적 협력의 목적은 비단 지구 온난화 방지에만 있지 않아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는 석탄과 석유,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석탄과 석유는 과거에 살던 동식물의 사체가 변화하여 오랜 기간에 걸쳐 생성된 유한한 자원으로써 언젠가는 고갈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지구에 매장된 석유 총량을 연간 석유 생산량으로 나누면 52.3년이 나오는데, 이는 인류가 석유를 쓸 수 있는 기간이 50년 정도 남았다는 말이에요. 석탄은 그보다는 유효기간이 길다고 하지만, 그래도 제한된 자원이기 때문에 석탄과 석유에만 의존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신재생 에너지

 

인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자원의 유한함에 구애받지 않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개발의 일환으로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 신재생 에너지로 탈바꿈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는 기존의 화석 연료를 변환하여 이용하는 신(新)에너지와 햇빛, 바람, 바다 등의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하여 이용하는 재생에너지의 합성어입니다. 신재생 에너지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지만, 자원이 고갈될 염려가 없고 환경 문제가 거의 없죠. 

 

수소 에너지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석탄과 증기기관이 산업혁명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수소 경제가 우리의 시장, 정치, 사회제도를 본질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물이나 천연가스 등의 화합물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분리, 연소시켜 얻는 에너지로써 이용 가능량이 많은 데다 활용도가 아주 뛰어나고 연소시켜도 산소와 결합하여 다시 물이 되기 때문에 환경오염 문제에서도 자유롭습니다. 현재 세계 각 나라와 기업들은 수소 화합물의 효율적 분리를 위한 여러 시도를 통해 수소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등 수소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소는 색깔이 없지만, 생산방식에 따라 그레이·블루·그린 수소로 불립니다. 그레이 수소는 석유화학·철강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수소입니다. 석유화학과 철강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활용 잠재력이 높아요. 하지만 수소를 얻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다량 배출하기 때문에 수소라고 해서 무조건 친환경 프레임에 넣는 것은 적합하지 않아요. 그레이 수소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내는 블루 수소는 친환경성은 보완되지만, 효율감소와 비용증가라는 과제를 안게 됩니다. 그레이나 블루 수소보다 친환경성이 극대화된 것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생산하는 그린 수소입니다. 그야말로 ‘탄소 지우개’의 완결판이죠. 다만 그레이 수소에 비해 생산단가가 수 배에 달한다는 게 걸림돌입니다. 하지만 최근 재생에너지 값이 싸지고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경제성 확보의 여건이 마련되어 가는 중입니다.

 

 

충분한 양의 수소를 싸게 얻을 수 있는 공급망이 확충된다면 수소를 활용하는 모빌리티와 발전 분야는 급성장할 겁니다. 특히 수소 연료전지는 최근 대중화된 2차 전지인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100배에 달하기 때문에 승용차뿐 아니라 트럭, 버스, 기차, 선박 등 다양한 대형 운송수단에 이용될 전망입니다.

 

 

간혹 수소차 도입에 반대하는 논리로 수소 폭발의 위험성을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수소가 워낙에 가벼운 물질이다 보니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압축하거나 액화해서 저장해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 이런 고압의 수소나 액화된 가스는 안전하게 특수 용기에 보관하고 안전 규정에 따라 취급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연료전지용 수소는 수소폭탄에 사용되는 중수소도 아닙니다.

 

 

물론 수소 에너지의 미래가 장밋빛이지만은 않아요. 수소를 생산하고 응축해 이송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저장하고 배포하는 충전소 건설 모두 천문학적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과학기술은 이러한 현안을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 언젠가 해결할 겁니다. 이렇게 가야 할 길이 멀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은 거꾸로 기술 진입 장벽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희망적으로 보면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거죠.

 

4차 산업혁명과 함께 한 시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보이는 것은 석양이고, 서 있는 곳은 벼랑입니다. 하지만 달리 보면 새로운 시대가 시작하고 있습니다. 보이는 것은 여명이고, 서 있는 곳이 대지입니다. 미래를 향해 걷는 자가 되십시오. 미래라는 광활한 대지 앞에서, 누구든 서면 벼랑이지만 걸으면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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