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동
'파동'이란 에너지를 전달하는 하나의 형식이다. 파동의 종류는 다음과 같이 다양하다.
파동이 진행하여 에너지를 전달하려면 '매질'이라는 물질이 필요하다. 수면파의 매질은 물, 음파의 매질은 공기, 지진파는 지구 내부 구조, 줄 파동은 줄, 용수철 파동은 용수철이 되겠죠.
이 다양한 파동은 파동의 진행방향과 매질의 진동방향의 관계에 따라 횡파와 종파로 구분했다.
매질의 진동방향과 파동의 전파 방향이 수직한 파동을 횡파라 하고, 매질의 진동방향과 파동의 전파 방향이 나란한 파동을 종파라 합니다. 지진파의 S파와 수면파가 대표적인 횡파이고, 지진파의 P파와 음파가 대표적인 종파입니다.
이러한 파동의 진행을 수식으로 표현하고자 할 때 위치와 시간 변수 관계로 구성된 함수를 사용하기도 하고, x위치와 y위치 변수 관계로 구성된 함수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림의 그래프가 시간에 대한 위치 파동 함수를 나타내고 그 아래의 그래프는 x위치에 대한 y위치 파동 함수를 나타냅니다. 이처럼 주기적으로 진동하는 것을 표현하기엔 sin함수가 적절합니다.
A0가 최대 진폭이고 마루에서 다음 마루까지, 골에서 다음 골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한 주기라고 하며, 소요되는 거리를 한 파장이라고 합니다.
이 두 함수를 하나의 함수로 통합하여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때 sin 함수의 괄호안에 들어가는 항을 '위상'이라고 하는데 이 위상 항을 통해 한 파동의 주기와 파장값을 구할 수 있습니다.
시간과 위치 변수를 통합하여 나타낸 파동함수입니다. 낯익은 형태죠? k는 각파수이고, w는 각진동수입니다. 그림을 통해 주기와 파장이 어떤 관계로 기술되는지 확인합시다.
즉, 이 파동은 일정한 주기와 파장을 지닌 채 v라는 속력으로 이동하면서 매질을 통해 에너지를 전달합니다.
우리에게 낯익은 이 파동함수는 사실 그림 밑에 복잡해보이는 '파동 방정식'의 해입니다.
물결파든 지진파든 줄 파동이든 모든 파동은 파동 방정식을 만족하는 파동 함수 형태를 해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2. 중첩의 원리
파동 방정식의 해인 파동 함수는 두 가지 중요한 성질을 가져요.
첫 번째 중첩의 원리를 만족합니다.
여러 파동이 겹치면 그 결과로 나타나는 파동의 진폭은 각 파동의 진폭을 합한 것과 같습니다.
두 번째 각각의 파동은 독립적입니다. 각 파동은 다른 파동에게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진폭이 서로 다른 두 파동이 서로 마주보며 오고 있다고 해봅시다. 서로 만나면 서로의 위상에 따라 진폭이 커지든가 작아지든지 하겠죠? 그렇게 합쳐진 파동들은 서로 분리되어 원래의 진폭을 가지며 다시 가던 길을 갑니다. 합쳐진다고 원래 파동이 갖던 각각의 파장과 주기와 속력이 변하지 않습니다. 이게 중첩성과 독립성의 전부입니다.
이 중첩의 원리와 파동의 독립성에 의해 파동의 간섭과 회절 현상이 일어납니다.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파동 방정식을 만족하는 sin 파동함수가 중첩의 원리와 독립성을 만족하는 형태
이기 때문에 파동은 간섭과 회절 현상을 일으킵니다.
자! 진폭, 주기, 파장이 같지만, 위상이 달라 위상차가 존재하는 두 파동이 서로 만나 중첩되면서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위상차가 있는 두 개의 파가 중첩됐을 때의 보강 간섭 조건과 상쇄 간섭 조건을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꼭 위상차가 있어야만 간섭 현상이 일어나지는 않아요.
공 두 개를 같은 진동수로 물에 철썩철썩 거려주면 위의 그림과 같은 간섭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데요. 이 경우에는 두 개의 파동이 갖는 주기와 파장 심지어 위상까지 모두 동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강 간섭과 상쇄 간섭이 나타나네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밑의 그림에서 확인해봅시다.
보다시피 두 파동의 진행 경로 차이에 의해 간섭이 일어납니다. 두 파의 경로차가 파장의 정수배에 해당되는 지점에선 보강간섭이 일어나고, 두 파의 경로차가 반파장의 정수배에 해당되는 지점에선 상쇄간섭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이 결과를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관계식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 관계식은 다음에 많이 쓰이니 꼭 기억하세요!
3. 회절
물결파나 음파와 같은 파동은 입자와 달리 장애물에 부딪히면 장애물 뒤쪽까지 전파됩니다. 회절이 일어났기 때문이죠. 회절이 일어나면 직진했을 때는 갈 수 없는 장애물 뒤쪽으로 파동이 전파됩니다.
보통 입자는 운동 방향에 장애물이 있으면 더 이상 나아가질 못합니다. 즉 회절은 파동만의 특성인 것이죠.
응원단원이 수천 명의 웅성거리는 관중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면 소리파동이 응원단원의 작은 입을 통해 나오면서 회절하므로 그 외침을 거의 들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소리가 퍼져서 관중들에게 소리파동이 거의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회절 현상을 줄이기 위해 메가폰에 입을 대고 소리를 지르면 소리파동이 입보다 훨씬 넓은 메가폰의 입구를 통해 나가기 때문에 퍼짐이 줄어들면서 훨씬 더 큰 소리가 관중에 전달됩니다.
4. 빛(전자기파)의 정체는?
빛은 파동처럼 퍼져나가기 보다는 직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뉴턴은 빛을 입자의 흐름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 생각에서 출발한 기하광학 덕분에 빛의 반사와 굴절 현상을 설명할 수 있었고, 기하광학은 17세기 후반 렌즈의 발전에 큰 보탬이 되었습니다.
이후 렌즈 연구를 통해 망원경이 탄생하게 되어 천문학의 비약적 발전이 가능했죠. 이때까지는 빛을 입자의 흐름이라고 여기는 뉴턴의 의견에 학계가 힘을 실어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빛이 파동만이 갖는 간섭과 회절 현상을 보이는 사례들이 우후죽순 발견되기 시작했죠.
입자로 여겨지던 빛이 파동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 현상들을 살펴볼까요?
5. 영의 간섭 실험
17세기 후반 하위헌스가 빛의 파동이론을 제창한 후 123년이 지나서 영이 이중실틈 간섭실험으로 빛의 간섭현상을 설명하여 파동이론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S1과 S2 광원과 수직으로 내려진 스크린 위치만 밝아져야 했을텐데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번갈아 나타나는 결과는 입자인 빛이 직진해야만 한다는 직관과는 전혀 반대되는 것이었습니다. 영은 하위헌스의 유지를 받들어 빛을 파동이라 생각하고 실험 결과를 분석했죠.
두 슬릿으로부터 나오는 파동은 같은 입사파의 일부이므로 두 실틈을 통과할 때는 서로의 위상과 주기 파장이 동일합니다. 그러나 실틈을 통과한 두 파동이 어떤 무늬에 도달하기까지 지나는 거리가 서로 다르죠. 이런 경우에 이와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두 파동이 서로 다른 거리만큼 진행하면 위상차가 생긴다."
보다 쉬운 설명을 위해서 기하광학적 관점을 이용하겠습니다.
슬릿과 스크린 사이의 거리 L이 이중슬릿간의 간격 d보다 엄청나게 큰 상황입니다.
S1과 S2에서 스크린까지 두 빛이 이동하기까지 dsin세타 만큼의 경로차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때 세타는 해당 무늬와 슬릿의 중앙이 이루는 각도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까 공부했습니다. 경로차가 곧 위상차를 의미하고 위상차는 보강간섭과 상쇄간섭을 일으키는 조건이라구요.
결론은 S1과 S2에서 나오는 빛은 간섭을 하기 때문에 밝은 무늬와 어두운 무늬가 규칙적으로 나오는 것이고 빛이 간섭했다는 것은 '빛이 파동'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6. 결맞음
영의 이중슬릿 실험의 전제조건을 살펴봅시다.
이중슬릿 실험인데 왜 이중슬릿 앞에 단일슬릿이 있는 것일까요? 단일슬릿을 두지 않고 S1, S2에 각각 전구 1개씩 두고 실험해도 되지 않을까요? 애석하게도 그때는 빛의 간섭 현상을 관찰할 수 없습니다.
두 빛이 결맞지 않기 때문이죠.
결맞지 않는 빛들끼리 합성하면 입자적인 관점으로 합성되는 것이기에 그냥 두개를 더한만큼 빛의 세기만 커질 뿐, 간섭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단일슬릿을 두는 이유는 결맞은 빛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결맞다'라는 말의 정확한 뜻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빛은 열에 의한 복사를 통해 나오고 (태양에서 나오는 가시광선이나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적외선) 또는 원자내의 전자가 낮은 에너지 준위를 전이하는 과정에서 빛이 나옵니다. (보어의 수소 원자 모형)
형광등이라든지, 촛불, 활활 타오르는 불, 백열등 이런 모든 빛들은 다양한 광원의 집합체라 봐도 무방하죠.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다양한 광원에서 방출되는 빛은 위상이 제멋대로라서 보강간섭과 상쇄간섭이 번갈아 발생하게 되고 우리 눈은 그러한 변화를 눈치채기엔 감각적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간섭되는 것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점에서 간섭하는 두 빛의 위상차가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렇게 위상차가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빛을 '결맞는 빛'이라 합니다.
레이저로 실험할 때 단일 슬릿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
레이저는 유도 방출에 의해 만들어진, 태생적으로 서로 관련 있는 빛들이기 때문에 '결맞는 빛' 입니다.
따라서 레이저 빛 자체가 결맞기 때문에 단일슬릿없이 바로 이중슬릿에 레이저를 쏘아줘도 간섭무늬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7. 뉴턴링 무늬
렌즈를 지나는 빛에 대해서도 간섭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빛이 입자여서 직진했다면 이런 일이 안일어났겠죠?
이와 같은 렌즈에서의 간섭을 이용하여 장인들은 렌즈의 곡률 반경을 매우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렌즈 제작에 있어 렌즈 곡률 반경을 꼭 알아야 했거든요.
뉴턴링과 같은 간섭무늬를 알아보기전에 먼저 '자유단 반사와 고정단 반사' 개념부터 짚고 넘어갑시다.
입사하는 파동은 매질이 다른 물질의 경계에서 반사되고 투과됩니다.
이때 소한 매질에서 밀한 매질로 전파하는 파장은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반사파의 위상이 입사파의 위상과 180도(반파장)만큼 차이가 납니다. 투과파는 위상의 변화가 없죠?
반대로 밀한 매질에서 소한 매질로 전파하는 파장은 반사파와 투과파 모두 위상 변화가 없습니다.
이 내용을 확실히 머리속에 넣어놓고 갑시다.
가운데 무늬가 어두운 무늬인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겠죠? 가운데의 경로차는 0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쇄간섭을 보이는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일단 유리의 굴절률이 공기보다 크죠?
유리와 유리 사이, 유리에서 공기로 입사하는 빛은 두 파동으로 나뉩니다. 이때 입사하는 빛의 초기 위상을 0이라고 할게요. 그 경계(유리-공기)에서 반사된 빛은 자유단 반사(유리→공기)를 하기 때문에 반사된 빛의 위상은 0입니다.
그리고 유리에서 공기로 투과한 빛은 밑의 유리에서 고정단 반사(공기→유리)를 하기 때문에 위상이 180도 변합니다.
추가로 투과할 때는 위상의 변화가 없음을 확인하세요.
따라서 가운데 지점에선 경로차가 0이어도 눈으로 들어오는 두 빛의 위상차가 180도이기 때문에 상쇄간섭하여 어두운 무늬를 만듭니다.
렌즈의 곡률 반경을 구해봅시다.
보통 차수의 정수배를 보강 간섭의 조건이라 생각하지만, 반사에 의한 위상 변화를 고려하면 꼭 그렇지 않음을 확인하기 바랍니다.
이처럼 빛이 간섭을 하기 때문에 렌즈의 곡률 반경을 쉽게 구할 수 있던 것이고 이는 빛이 파동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방증하는 사례입니다.
8. 빛의 회절
빛이 입자였다면 직진만 했기 때문에 스크린의 중앙에만 빛이 도달했겠죠? 하지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와요. (물론 빛의 파장만큼 굉장히 비좁은 틈에 빛을 보냈을 때의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하는 겁니다. 왜 흔히 보이는 구멍에 손전등을 비추면 기대했던 회절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지는 이따가 설명하겠습니다.)
슬릿을 통과한 파면상의 각 부분이 새로운 파원의 역할을 합니다.(하위헌스의 원리)
즉 슬릿에 방해받지 않은 새로운 파원들에서 발생된 구면 파동들이 진행하게 되면, 서로 중첩하여 위치에 따라 세기가 달라지는 회절 무늬가 스크린에 형성됩니다. 사실 중첩이라는 관점에서 간섭무늬와 회절무늬는 물리학적으로 구분되지 않죠.
결론은 슬릿내에서 빛이 직진하지 않고 퍼져나가기 때문에 [회절하기 때문에] 스크린에 일련의 규칙적인 회절 무늬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회절에 의해 나타나는 극소 무늬의 위치와 스크린 중앙에서 멀어질수록 약해지는 무늬의 세기는 어떻게 설명이 될까요?
같은 파원에서 나오는 동일한 성질의 파동이기 때문에 위상과 주기, 파장 모두 동일합니다. 다만 경로차가 존재하죠? 그림을 보면 슬릿 내의 두 파원의 경로차가 dsin세타 만큼 존재합니다. 그림에선 두개만 그린거지, 실제로는 슬릿 내의 수많은 파원에서 나오는 파동들이 한 지점에서 중첩되고 그때 경로차가 무늬의 종류를 결정합니다. 결론은 회절도 간섭의 일종이라는 거에요.
임의 지점에서 중첩되는 모든 파의 합성 진폭을 고려해봅시다.
모든 파동의 위상차가 0도 였다면 합성 진폭은 Em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단일슬릿에서 스크린까지 진행하는 각 파동은 기준 파동에 대해 같은 경로차를 가지게 되니 [같은 위상차를 가지게 되니] 합성파의 진폭이 단순히 Em이 되지는 않고, 그림에서처럼 벡터합을 통해 나온 E세타가 될 것입니다. 이때 그림의 파이는 모든 파동의 위상차를 합한 것입니다.
기하학적인 관계를 통해 E세타와 전체위상차 파이, Em간의 관계 유도를 통해 회절 무늬 밝기와 각도의 관계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왜 진폭의 제곱이 빛의 세기인가? 의문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파동 자체는 물리적으로 의미가 없고 파동의 제곱 형태가 물리적으로 의미있습니다. 본래 파동이라는 것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하나의 형태이기 때문에 본디 '에너지'에 물리적 의미를 두고 현상을 기술하는 것이 통념으로 자리잡혀 있죠. 이때 파동은 에너지를 의미하지 않고, 파동의 제곱이 에너지를 비유합니다. 따라서 파동의 세기라든지 빛의 세기는 파동의 제곱을 취하여 계산합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양자역학에서도 적용됩니다.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나온 해도 그 자체로 물리적 의미가 없지만 그 해를 제곱함으로써 확률론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유도된 식으로 단일슬릿에 의한 회절무늬 위치를 찾아냅시다.
희한하게 m이 0부터 시작하지 않죠? 그 이유는 m이 0인 지점은 경로차가 0인 부분, 즉 중앙부분입니다.
중앙부분은 극소무늬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0은 제외시킵니다.
이 정량적인 분석을 통해 극소무늬의 위치와 회절무늬의 세기 모두 설명할 수 있습니다.
9. 원형 구멍에 의한 회절 & 실생활에서 회절이 잘 일어나지 않는 이유
원형슬릿에 의한 1차 회절 극소무늬의 위치는
(d: 구멍 직경, 세타: 1차 극소무늬와 구멍 중앙이 이루는 각도)
'dsin세타 = 1.22파장 ' 으로 결정됩니다.
회절 극소 무늬를 결정짓는 식을 살펴보면 빛이 퍼지는 정도[사인세타]가 슬릿의 폭에 반비례하고 파장에 비례함을 알 수 있는데요. 이는 파장이 길수록, 슬릿의 폭이 좁을수록 빛이 잘 퍼진다 [ 회절이 잘 된다 ] 와 일맥상통합니다.
자 그러면 손전등을 구멍에 비추었을 때 회절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를 알아봅시다.
일반적으로 회절 실험에 이용하는 슬릿의 폭은 매우 좁습니다. 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는 구멍의 크기는 일반적인 빛의 파장 길이에 비해 매우 큰 값을 가지고 있죠.
즉 d가 너무 커버리기 때문에 회절이 잘 안 일어나는겁니다. 그래서 직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죠.
10. 분해능 & 점묘화의 비밀
두 점광원에서 나오는 빛이 렌즈를 지나면 각각 회절 무늬를 만듭니다. 광원과 스크린이 렌즈로부터 충분히 멀면 스크린에 맺힌 두 상이 명확히 분리가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두 상이 합쳐져서 명확히 분리되지 않아 보입니다.
그림 (가)는 두 상이 합쳐져 버려 명확히 분간이 안되죠? 두 상이 분리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그림 (나)의 상황입니다.
그림 (나)를 보면 하나의 상의 극소 위치와 하나의 상의 극대 위치가 겹치는데 이를 '레일리 기준'이라고 합니다.
D는 렌즈의 직경입니다. 원형 슬릿 직경으로 봐도 됩니다.
'Dsin세타 = 1.22람다' 라는 원형 슬릿의 극소점 위치 공식 알죠?
세타에 대해 정리하면 옆과 같은 식이 나옵니다.
그림의 식 1.22람다/D가 의미하는 것은 두 상이 분리되기 위한 최소 각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점광원에 대한 상의 명확한 분리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두 점광원과 렌즈가 이루는 각도가 레일리 기준에 부합하는 세타(1.22람다/D)보다 커야만 합니다.
만약 두 점광원이 이루는 각도가 분리각보다 작은 경우라면 분리되지 않는 합쳐져 있는 상으로 보이겠죠.
점묘 방식에 이러한 물리학적 원리가 숨어있습니다.
멀리서 언뜻 보면 강아지입니다만 가까이서 보면 하나하나의 점으로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땐 우리 눈이 렌즈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멀리서 볼수록 우리 눈과 하나하나의 점들이 이루는 각이 자연히 작아지게 됩니다. 그러다가 눈이 갖는 분리각 세타(1.22람다/D)보다 훨씬 작아지는 순간이 오면 점들의 집합으로 보이지 않고 하나의 강아지로 보이게 됩니다.
이는 분리각보다 작은 각도로 보기 때문에 분해가 안된 것, 즉 그림 (가)처럼 합쳐져 보이는 것이죠.
반대로 가까이서 볼수록 우리 눈과 점광원(하나하나의 점들)이 이루는 각이 자연히 커지겠죠? 그러기 때문에 눈이 갖는 분리각 세타(1.22람다/D)보다 훨씬 커진 경우가 되기 때문에 점들로 분해되어 보이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매우 작은 각도차를 가진 두 물체를 분해하기 위해서는 분리각이 작아야 하므로 렌즈의 직경을 증가시키거나 짧은 파장의 광원을 사용해야합니다. 이것이 거대한 망원경을 만드는 이유가 되며, 전자 현미경처럼 파장이 가시광선에 비하여 매우 짧은 파동을 사용하는 이유죠.
11. 이중슬릿이 만드는 회절무늬
간섭과 회절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을 모두 알아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영의 이중슬릿 실험을 직접 해보면 이론에서 예상하는 결과와는 살짝 다른 무늬 패턴이 나타납니다.
<예상 패턴>
하지만 이는 이중슬릿의 개별 단일슬릿에서 나타나는 회절 현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거죠.
실제 슬릿의 구조는 이와 같습니다.
이중슬릿간의 간격이 d이고, 각각의 슬릿의 폭이 a이니
슬릿의 폭이 a인 각각의 슬릿에서의 회절 현상까지 고려해서 무늬가 나타남을 예상할 수 있겠죠?
실제 무늬의 패턴은 아래와 같습니다.
12. 다중슬릿(회절격자)에 의한 회절
위의 그림을 보면 슬릿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밝은 무늬들의 폭이 줄어들면서 무늬간의 분리가 선명하게 잘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슬릿 수가 많아질수록 여러 개의 슬릿에서 온 파동들이 보강 간섭 조건을 만족시키는 영역이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슬릿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주요 극대의 폭이 좁아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R(색분해능) = mN (m: 차수, N: 슬릿 개수)
슬릿의 개수가 많을수록 분해능이 커지는 관계의 식이네요. 유도 과정은 제쳐두고 여러분들은 그냥 슬릿의 개수가 많을수록 파장을 분해하기 쉽다는 식으로 이해하기 바랍니다.
따라서 파장이 약간 다른 2개의 파장을 갖는 빛이 이중 슬릿에 들어가면 색분해가 되지 않지만 다중 슬릿에 의해서는 그림과 같이 분해가 됩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됩니다. 머리의 새치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손으로 집는거보단 미세한 집게로 집는 것이 훨씬 용이하듯이 직관적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우리가 CD표면을 볼때 이러한 무지개 빛을 볼 수 있는 이유는 CD표면이 다중 슬릿 구조이기 때문에 빛이 파장별로 분리되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입니다.
13. 빛의 매질?
다시 이 그림으로 돌아와서 파동의 정의를 다시 한번 살펴봅시다. 파동이라는 것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하나의 방식으로써 이때 에너지를 전달시켜주는 물질을 '매질'이라 합니다. 매질이 있어야 파동이 전파될 수 있는 것이죠.
용수철 파동의 매질은 용수철, 줄 파동의 매질은 줄, 수면파의 매질은 물, 음파의 매질은 공기, 지진파의 매질은 지각입니다. 그렇다면 전자기파라는 파동도 매질이 있어야한다는 논리적 결론에 자연스럽게 도달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빛도 소리와 같이 공기라는 매질을 통해 전파된다고 생각했지만, 태양으로부터 오는 빛이라면 공기가 있지 않은 태양과 지구 사이에서 어떻게 빛이 전파될 수 있느냐는 모순에 빠지게 되었죠.
따라서 19세기 과학자들은 우주에는 '에테르'라는 가상의 매질로 가득 차있어서 '에테르'를 매질 삼아 빛이 지구로 전파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제 과학자들의 임무가 생겼습니다. 무엇일까요? 에테르의 실재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죠
14. 마이켈슨-몰리 실험
에테르를 발견하기 위해 마이켈슨이 고안한 간섭계입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광원에서 나온 빛이 splitter에서 분리가 되어 각각의 파가 거울에 반사되어 다시 투과와 반사를 거치게 됩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detector에 도달하게 되는 두 빛간 경로차가 존재하게 되죠.
경로차는 몇일까요? 그렇죠 2(d-L) 이겠죠? 경로차는 곧 위상차를 의미하는 것이기에 두 빛은 간섭을 일으키기 때문에 detector에 간섭무늬가 생기게 됩니다. d와 L을 조절하다 보면 밝은 무늬와 어두운 무늬가 번갈아가며 스크린에 표현될 것입니다.
지구를 가득 채우고 있는 에테르는 정지해있지만 지구는 항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즉 지구를 고정 좌표계로 둔다면 에테르는 상대적으로 움직인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에테르의 상대적 운동 방향이 오른쪽을 가리킨다고 가정합시다.
이 에테르 바람의 방향에 대한 두 빛의 진행 방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겠죠? 강물이 흐르는 방향에 따라 배의 속력과 운동방향이 달라지듯이 말이죠.
따라서 빛 검출기에 도달하는 시간차가 생기게 될 것이고, 당연히 이동거리의 차이도 생기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간섭무늬가 생겨야 한다는 예측을 할 수 있는데요..
이게 왠걸... 예측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실험 결과는 두 빛이 동시에 도달한 것을 의미했습니다. 이는 흐르는 강물에 역행하는 배나 순행하는 배의 속력이 동일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배의 속력이 동일하기 위해서는 흐르는 물이 없어야겠죠?
즉 '에테르는 없다'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즉 원래 실험의 목적은 에테르의 존재를 검증하려는 것이었으나, 실험이 실패하여 에테르의 존재를 반증하는 꼴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맥스웰 방정식을 통해 계산된 빛은 매질이 없는 진공 상태에서 전파되어야(진공의 유전율과 투자율) 빛의 속력 299,792,458 m/s를 충족시키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맥스웰 방정식조차도 빛의 매질 존재를 부정하고 있죠.
빛이 파동이라면 매질이 분명이 있어야 할텐데..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마이켈슨-몰리 실험의 실패와 맥스웰 방정식 결과의 모순은 여러 과학자를 혼란에 빠지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마이켈슨-몰리 실험은 실패작이 아니고 맥스웰의 계산은 아주 정확했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아인슈타인입니다.
여담입니다만 마이켈슨과 몰리는 이 실험으로 노벨상을 수상합니다. 실험의 실패가 노벨상의 수상으로 이어진다는 게 넌센스같죠?
15. 특수 상대성 이론 - 마이켈슨과 몰리덕분에 나올 수 있었던 이론
아인슈타인은 마이켈슨-몰리 실험결과를 통해 어떤 기준 좌표계에서 관찰한들 광속은 299,792,458 m/s 로 똑같다는 주장을 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광속 불변의 법칙 설명을 위해 이전까지 분리된 것으로 여겨지던 시간과 공간은 사실 서로 유기적으로 관련되었다는 것을 시간 지연과 길이 팽창으로 설명하는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게 됩니다.
자 여러분은 이 시간에 파동광학에서 특수 상대성 이론까지 쭉 연결되는 서사를 살펴보았습니다.
분절되어 서로 관련없어 보이는 분야가 사실 엄청나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과 그 서사 속에는 많은 과학자들의 관찰과 탐구 그리고 협력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으면 좋겠습니다
고생했습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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