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역사의 거대 흐름을 보자면, 생명체는 평균적으로 130만 년쯤은 존재하다가 멸종했다. 호모사피엔스는 등장하고 지금까지 30만 년밖에 안 됐다. 그런데도 현재 생물이 멸종되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여섯 번째 대멸종 위기'를 논하는 과학자들이 많다. 대멸종은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 중 70~95%가 사라지는 것인데, 그때마다 최상위 포식자는 반드시 멸종했었다. 그때가 오면 살 확률 1도 없어.
지난 다섯 차례 대멸종을 보면 사람은 결코 여섯 번째 대멸종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거다. 자연사가 가르쳐준 진리이기 때문이다. 의심할 여지 1도 없어. 과학자들은 여섯 번째 대멸종이 짧으면 500년, 길면 1만 년 안에 완성될 것이라고 말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500년은 짧고, 1만 년은 너무 긴데, 몇천 년은 되지 않겠어?' 이렇게들 생각했는데, 응 아니야 그럴 확률 1도 없어. 지금처럼 기후위기가 급격화된다면 정말 500년이 맞을지도 모른다.
1도 없어 예전의 느낌
그때의 가정이 단 1도 없어
10년 전만 해도 약간 여유가 있었지만 지금은 기후가 정말 급박함이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일단 북극의 빙하 면적이 줄어가고 있는 게 눈에 딱 보인다. 누구나 다 바다의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해서 저지대가 침수된다는 재앙 스토리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I'm so sick of lying.. You gotta know that..
바다의 빙하는 해수면 위로 대략 전체의 10%만큼만 나와 있고, 대부분은 물에 잠겨 있다. 신기하게도 다른 물질은 고체가 되면 부피가 줄어들지만, 물은 고체가 되면 부피가 커진다. 여름철에 페트병에 물을 꽉 채워서 꽝꽝 얼리면 페트병이 터질 듯이 팽창됐던 게 기억날 것이다. 생각해봐라. 이미 물 속에 잠겨있는 빙하(고체)가 해수면을 높여놨다. 만약 빙하가 녹으면 부피가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오히려 해수면이 낮아진다.
다만 빙하가 바다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문제가 있다. 육지에도 어마어마한 빙하가 있다. 남극 빙하는 다 육지에 있다. 이게 녹으면 그대로 바다로 가는 거다. 즉, 빙하가 녹는 것이 위험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북극이고 남극이고 죄다 녹아버리니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게다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시베리아의 동토층이 녹게 되면 그 안에 녹아있는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테인 가스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생명체가 죽게 되면 박테리아가 탄소화합물인 시체를 분해하게 되고, 시체 속 탄소가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서 이산화탄소가 된다. 그러나 깊은 바다나 땅 속에는 산소가 많이 없다 보니 탄소와 수소가 만나서 메테인이 된다. 문제는 메테인이 이산화탄소보다 8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라는 점이다.
1도 오르면 진짜 우리 인생 1도 없어
다행히 아직은 기후 재앙의 한계를 넘지 않았다. 현재, 산업화 때를 기준으로 대기 온도가 1도 가량 올랐는데 한계가 어디냐면 2도다. 문제는 1도 오르는데 100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기서 1도가 더 오르게 되면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사방에 산불이 나는 등 사태가 정말 심각해진다. 산불의 원인은 주로 이산화탄소 때문인데, 산불이 나면 또다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악순환이 시작되는 셈이다. 그때 가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아도 소용없다.
그래서 지금 1.5도를 기온 상한 저지선으로 합의하고 기온 상승을 막아보자고, 200여개 국이 모여 2015년에 파리기후협약을 맺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기준으로 1.5도까지 남은 시간은 약 10년 정도 된다. 너무 여유가 없다. 그 사이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안 된다. 올해 코로나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하나에도 이런 상황인데, 기후위기는 견딜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화석연료야. 그러니까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여야 해!"
1도 없는 진심 so bye bye bye..
기후위기의 본질적 원인은 우리가 화석연료를 너무 많이 써서 그런 거다. 그러니까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는 말이 맞긴 한데.. 진심이 없다. 그냥 입으로 말을 싸질렀다. 우리는 에너지 없이 불편해서 살 수 없을뿐더러 석유 없이 진짜 못산다 ㄷㄷ
칫솔, 치약, 화장지를 비롯한 생필품 대부분이 다 석유로 만들어진다. 볼펜도 포장재도 아스팔트도 모두 석유로 만들어진다. 심지어 우리가 먹는 약도 그렇다. 아스피린의 재료인 아세틸살리실산을 비롯해서 상당히 많은 약품의 원재료가 석유에서 온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것 없이 과연 살 수 있는가?'하는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다. 그래서 탄소 배출이 적은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에너지를 덜 쓰는 방법 또한 필요하다. 에너지를 무작정 줄이자는 것이 아니라, 아낄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아끼자는 말이다. 글로벌, 국가 단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배웠다. 개인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에너지를 아껴 쓰는 것이다. 최소한 에너지 사용 패턴을 점검하여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이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어떤 노력이 있을지 생각해보고 나 자신이 그렇게 살고 있는지 반성해보자. 1이라도...
「참고자료 및 문헌」
이정모 - 인류는 탄생과 멸종 사이 어디쯤 와 있을까? from 책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
각종 이미지 출처 - 구글
https://gooseskin.tistory.com/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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