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에서 전류를 전도하는 능력만큼 크게 변하는 특성은 없다. 이처럼 전류가 얼마나 잘 흐르는지를 나타내는 물질의 특성을 전기 전도성이라 하며, 물질의 전기 전도성을 정량적으로 나타내는 물리량을 '전기 전도도'라 한다.
'전기 전도도'는 비저항의 역수와 같다.
온도가 일정할 때 물체의 저항 R은 물체의 길이 L에 비례하고, 단면적 A 에 반비례한다. 이때 비례 상수 p를 비저항이라 하며, 이 비저항이 큰 물 질일수록 전류가 잘 안흐른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비저항은 전기전도도와 반비례 관계이다.
이처럼 물질은 전기적 성질에 따라 도체, 반도체, 절연체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다이아몬드는 절연체로, 구리는 도체로, 그리고 실리콘은 반도체로 되는가?
그에 대한 답은 고체의 에너지띠 이론을 배운다면 설명할 수 있다.
1. 고체의 에너지띠
수소 원자 내엔 전자가 한 개 있었다. 그 한 개의 전자가 있을 수 있는 궤도 에너지 준위는 위 그림의 왼쪽 상태와 같다. 궤도 양자수가 커질수록 에너지 간격이 좁아진다. 전 시간에 공부한 내용이다.
우리가 오늘 공부할 주제는 고체다. 고체는 여러분도 알다시피 수많은 원자들이 결합된 구조다.
똑같은 원자라면 두 개 있을 때, 세 개 있을 때 당연히 원자 내의 각각의 전자들은 똑같은 에너지 준위에 있을 수 있어야 하는데,
왜 전자가 있을 수 있는 위치들이(에너지 준위) 미세하게 벌어져 있을까?
볼프강 파울리는 하나의 양자 상태에 하나의 전자만이 채워져야만 한다는 파울리 배타원리를 1924년에 제안한다. 2개의 원자가 서로 가까워지면 에너지 준위가 서로 겹치게 되는데, 파울리 배타원리에 의해 하나의 양자 상태에 2개의 전자가 채워질 수 없으므로, 에너지 준위는 미세하게 둘로 갈라진다는 것이다.
만약 전자들이 파울리 배타원리를 따르지 않는다면 전자는 모두 가장 낮은 에너지 준위에만 있으려 할 것이고(가장 안정한 상태이므로) 이는 곧 물질이 갖는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다.
실제 고체 물질은 수많은 원자들이 가까이 뭉쳐 있기 때문에 에너지 준위들이 가깝게 밀집하여 하나의 띠를 형성한다. 허용된 띠를 확대해보면 수많은 에너지 준위가 겹쳐져 있고 그 차이가 미세함을 알 수 있다. 금지된 띠란 전자가 있을 수 없는 구역을 의미한다. 이처럼 고체의 에너지 띠들 , 그들 사이의 틈 간격, 에너지 띠의 전자에 의해 채워진 정도는 고체의 전기적 특성을 규정 지어준다.
2. 절연체
절대 온도 0K 일 때 고체의 전자들은 가장 낮은 에너지 준위(가장 안정한 상태)부터 차례대로 채워진다. 이때 어떤 에너지띠(수많은 에너지 준위가 겹쳐져 있음)가 전자로 완전히 채워져 있다면 이 에너지띠를 '원자가띠'라 하고, 전자가 채워져 있지 않은 띠를 '전도띠'라고 한다.
원자가띠에 있는 전자들은 원자가띠 안에서 이동할 수 있을까?
파울리 배타원리에 의해 띠 안의 임의의 에너지 준위를 동시에 두 개 이상의 전자들이 점할 수 없기 때문에 원자가띠에서 전자의 이동은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에 원자가띠의 최상단에 있는 전자가 전도띠로 넘어간다면 전도띠내에서 전자는 이동할 수 있게 되는데, 전도띠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에너지띠 틈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전자에 공급해야한다.
다이아몬드의 경우에는 에너지띠 틈이 매우 넓어서(5.5eV로 상온에서의 열에너지로는 택도 없음)어떤 전자도 상온에서 뛰어 넘을 수 없다. 따라서 다이아몬드는 매우 좋은 절연체이다.
3. 도체
그림에서와 같이 전자가 원자가띠를 다 채우지 않아서 원자가 띠 내부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고체가 도체인 것이다.
밑의 그림은 원자가띠와 전도띠가 겹쳐져 있는 고체의 에너지띠 구조이다. 이와 같은 경우도 전자들이 전도띠로 쉽게 넘어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므로 이 경우도 도체의 에너지띠 구조인 셈이다.
모두 상온의 열에너지로 충분히 전자가 이동할 수 있는 경우이므로 도체는 상온에서 전류가 잘 흐르는 고체로 분류된다.
4. 반도체
순수한 반도체는 그림에서 보다시피 원자가띠와 전도띠 틈이 부도체보다는 좁기 때문에 상온에서 전자가 전도띠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상온에서 적은 수의 전자가 열에너지를 얻어 원자가띠에서 전도띠로 전이하면 그 전자는 자유전자가 되고(전도띠에서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므로)원자가띠에는 전자의 빈자리가 생기게 되는데 이를 양공이라 한다.
원자가띠의 전자가 빈자리를 차례대로 채우는 것이 마치 양공이 양전하와 같이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5. 온도에 따른 물질 저항의 변화
좀 더 높은 온도에서는 더 많은 전자들이 전도띠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반도체는 온도가 높을수록 전기전도도가 커지게 된다. 도체는 애초에 자유전자들이 많은 상황이어서 온도가 높아지면 자유전자들이 워낙에 활발하게 움직이다보니 충돌을 많이 하게 되어 비저항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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