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 발전의 유용성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던 테슬라는 에디슨에게 교류 발전을 추천합니다. 그러나 에디슨은 이미 직류 발전에 거액을 투자해 놨기 때문에 그의 의견을 만류하고 직류 발전을 고집합니다. 테슬라는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교류 발전의 특허를 웨스팅하우스에 팔면서 그 유명한 전류 전쟁의 서막이 열리게 됩니다.
직류 발전에서의 송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했지만 이를 개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던 에디슨은 결국 테슬라의 교류 발전에 대한 마타도어를 구사하는, 속된 말로 억까 시전을 합니다.
에디슨은 교류 발전이 직류 발전보다 위험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개와 고양이를 교류 전기로 감전시켜 죽이는 것을 대중들에게 스스럼없이 보여주는가 하면 더욱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사형수를 전기의자에 앉혀 죽이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고전압 송전으로 손실 전력을 줄이는 교류 발전의 장점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버리기 위해 송전압을 800V 이하로 제한하는 법을 만들기 위한 로비활동까지 펼칩니다.
이런 에디슨의 꼼수에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테슬라가 아니었어요. 그는 몇 백만 볼트의 교류 발전기 옆에 앉아 시크하게 책을 읽고 있는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교류 발전의 위험성에 대한 주장을 일축합니다.
이후에 교류 발전에 대한 여러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테슬라는 기세를 몰아붙여 나이아가라 발전소 사업 수주에 뛰어듦으로써 에디슨과의 전면전을 준비합니다. 결국 테슬라는 에디슨을 꺾고 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합니다. 이를 계기로 교류 발전 체계가 전력 공급의 표준이 되었어요.
억까의 역설
건강한 사람은 건강을 의식하며 살아가지 않습니다. 몸이 아프고 나서야 건강한 삶에 대해 의식하게 되죠. 문벽에 발을 찧어 고통이 밀려올 때면 그전까지 자기 발에 이상이 없었음을 인식하게 되는 것처럼요. 우리의 인생 또한 평상시에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이 되고자 하는지 본인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다가 살아있음을 후회하게 만드는 그릇된 현실과 나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대상의 출현, 속된 말로 억까를 당할 때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생의 의지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처럼 절망과 고뇌를 마주할 때 삶의 의지를 다지게 된다면 이들을 마냥 싫어하고 피할 이유는 없겠습니다.
에디슨의 억까에 불구하고 테슬라가 교류 발전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굳건히 다지며 전력 공급 체계의 승기를 잡았듯이 여러분 또한 살아가는 과정에서 수없이 마주할 억까에 굴하지 않는 자세를 갖추길 바랍니다. 때로는 그러한 억까들이 짓누르는 삶의 무게감이 부담스러울 때 그만큼 삶의 중심이 잡혀간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배가 물 위에서 흔들림이 없기 위해 어느 정도 무게감이 필요하듯, 흔들림 없는 인생에도 또한 어느 정도의 무게감이 필요한 법. 그 수많은 억까를 홀로 짊어지며 고단하게 살아가고 있을 여러분이 이 노래를 듣고 잠시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오늘도 물리를 통해 인생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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