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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통

신호등 - 이무진 {문제풀이}

by 사이언스토리텔러 2024.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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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NCborpfjwUQ

 

붉은색 푸른색 그 사이 3초 그 짧은 시간
노란색 빛을 내는 저기 저 신호등이
내 머릿속을 텅 비워버려

내가 빠른지도 느린지도 모르겠어

그저 눈앞이 샛노랄 뿐이야

 

솔직히 말하자면 차라리
운전대를 못 잡던 어릴 때가 더 좋았었던 것 같아
그땐 함께 온 세상을 거닐 친구가 있었으니


 

한창 세계사에 관심이 많았을 때, 뜬금없이 2차 세계대전의 원인이 궁금해서 옆에 계시던 역사 선생님께 여쭤봤었는데요. 그 선생님의 대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어떤 남자가 비가 내리는 늦은 밤 자동차를 몰고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중 사고로 나무를 들이받았다고 해볼게요. 선생님은 이 자동차 사고의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도로가 미끄러워서부터 야근으로 인한 심신 피로, 주의 산만 등 그럴듯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제2차 세계대전의 원인은 이 남자가 일으킨 자동차 사고의 원인들보다 좀 더 복잡하지 않을까요?"

 

이처럼 삶은 뒤죽박죽인 문제로 가득 차 있는 데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모두 있는 경우는 공교롭게도 드뭅니다. 게다가 그런 문제는 완벽한 한 개의 답만 있는 게 아니에요. 따라서 논리적 사고만으로 적절한 대답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뭐 그렇게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살다 보니 수많은 인생의 문제들은 결코 문제집의 문제 같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가끔은, 아주 가끔은 학창 시절에 풀었던 문제집의 문제들이 그리울 때가 간혹, 아주 간혹 있습니다. 물론 문제집의 문제들 역시 어려운 거 알죠. 그럼에도 그 문제는 답이 있었고, 유일했잖아요. 더불어 내 노력 여하에 따라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여지 또한 있었잖아요. 

 

 

그러나 우리네 삶에 산적해 있는 다양한 문제에는 정형화된 풀이 과정은 물론 하나의 답이란 것도 없어요. 더 최악은 애당초 답이란 게 있는 건지 감도 안 잡히는 문제들도 있다는 거예요. 이처럼 삶이 각박하다 보니 가끔은 물리 문제를 풀어가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안겨주는 오묘한 위안감에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답이 있는 문제를 풀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분에게도 한 켠의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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