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와 등속 운동은 같은 운동 상태
뉴턴은 정지한 물체와 등속도 운동하는 물체의 구분이 불가하다고 했다. 그 이유는 두 운동 상태가 본질적으로 같기 때문이다. 물체에 작용하는 알짜힘이 0일 때 보일 수 있는 운동이라는 측면에서 정지와 등속 운동은 같다. 예를 들어 바깥이 전혀 보이지 않는 밀폐된 차에 탑승했다. 이 차가 등속 운동을 한다면 탑승자는 이 차가 등속 운동을 하고 있는지, 차가 정지해 있는지 구분할 수가 없다. 왜? 정지와 등속 운동은 같은 운동 상태이기 때문이다.
뉴턴 역학과 전자기학의 모순
위치가 고정돼 있는 도선에 전류가 오른쪽으로 흐르고 있다. 자동차는 속도 v로 등속 운동을 하고 있다. 자동차 안에는 전하량이 q인 전하가 있고, 관찰자는 자동차 안의 A와 바깥의 B가 있다.
①관찰자 B의 입장
관찰자 B에게는 전하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류는 지면 아래로 들어가는(X) 자기장을 만든다. 움직이는(v) 전하(q)는 자기장(B) 내에서 다음과 같은 자기력(F)을 받는다.
②관찰자 A의 입장
관찰자 A에게는 전하가 정지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A도 v로 움직이고, 전하도 v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위의 자기력 공식에 따라, A가 측정한 전하 q에 작용하는 자기력의 세기는 0이다. 이것은 상대성 원리(정지와 등속 운동 구별 불가)를 위반하는 결과다. 전하가 자기력을 받는지의 유무에 따라 정지와 등속 운동을 구별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모순을 해결한 특수 상대성 이론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뉴턴 역학이 견지했던 시공간의 절대성을 부숴버렸다. 아인슈타인은 시공간이 상대적으로 변한다는 특수 상대성 이론으로 관찰자 A의 입장을 수정한다.
도선에 전자와 양전하가 있다고 하자. 전류가 오른쪽으로 흐르는 이유는 전자가 왼쪽으로 움직이기 때문이고, 이때 전자의 이동 속도를 vd라고 하자. 양전하는 정지해 있다. A 입장에서는 도선이 반대 방향, 왼쪽으로 v라는 속도로 움직인다. 그러면 A 입장에서 전자의 속도(vd+v)가 양전하의 속도(0+v)보다 빠르다.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속도가 빠를수록 길이수축이 잘 일어난다. 따라서 전자간 간격이 양전하의 간격보다 더 수축하여 결과적으로 q입장에서 도선에 양전하보다 전자가 촘촘히 분포하게 된다. 즉, q입장에선 도선이 (-)로 대전된 물체가 된다.
따라서 정지해있는 관찰자든, 등속 운동하는 관찰자든 전하는 동일한 힘을 받는 것으로 관찰된다. 이로써 정지와 등속 운동을 구별할 수 없게 됐다. 이처럼 특수 상대성 이론은 상대성 원리(정지와 등속 운동의 구별 불가)를 보존하기 위해 시공간의 절대성을 부숴버렸고, 덤으로 전기력과 자기력이 다른 힘이 아니고 같은 힘임을 입증했다.
'대학물리학 조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타고라스 정리와 특수 상대성 이론 (1) | 2024.09.09 |
---|---|
[열역학] 카르노기관보다 높은 열효율을 갖는 열기관의 모순 (0) | 2023.04.25 |
[고전역학] 원운동과 환산질량 (0) | 2023.03.27 |
[현대물리] 다른 각도로 접근하여 분석하는 고체의 에너지 띠 이론 (0) | 2020.08.01 |
[현대물리] 고체의 형태가 유지되는 이유 (0) | 2020.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