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7 - [2024 물리학I 톺아보기] - 2024 물리학 I 에필로그 ①
2024 물리학 I 에필로그 ①
중력이 이끌어 내고, 빛으로 밝혀진 물리학 '2024 물리학I 톺아보기'는 뉴턴과 아인슈타인, 중력과 빛에 대한 그들의 사유를 토대로 물리학I 이 어떻게 전개되어 가는지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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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물리학 I 톺아보기'를 통해 에너지, 원재료, 지식 및 정보 영역의 혁명에 물리학이 어떤 기여를 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2024 물리학 I 톺아보기' 에필로그 두 번째 시간에서는 앞으로의 혁명에 기여할 물리학에 대한 전망을 소개하고자 하는데요. 그 혁명의 최전선에서 미래 기술의 선봉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일반상대성 이론의 산물을 소개하면서 시작합니다.
4. 그 이후의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
1)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스치는 바람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원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특수한 현미경으로 볼 수 있고요. 볼 수 있는 것은 모두 원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우주를 관찰하면서 과학자들은 이상한 현상을 발견해요. 관찰이 되지 않지만, 무엇이 있지 않으면 안 되는 현상들이 발견된 거죠.
① 암흑 에너지
질량을 가진 물체들이 존재하는 우주는 이미 붕괴되었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중력 때문이에요. 별들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은 서로를 가까워지게 하는데, 이는 곧 우주의 수축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아인슈타인은 중력을 거스르는 척력 또한 우주에 작용해야만 한다는 것을 가정합니다.
이후에 몇몇 천문학자와 물리학자는 우주가 실제로 수축하지 않고 정적이지도 않으며, 오히려 계속 팽창하고 있다는 증거를 속속들이 발견하게 됩니다. 그 발견 중의 하나가 허블의 적색 편이예요. 이처럼 중력을 거슬러 우주를 가속 팽창시키는 척력의 기원을 아인슈타인은 가상의 에너지, 암흑 에너지로 가정합니다. 현재의 우주 팽창이 설명되기 위해서는 우주 물질의 과반이 암흑 에너지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② 암흑 물질
수많은 별들도 은하 내에서 공전을 합니다. 지구의 공전 궤도를 이용해 태양의 질량을 알 수 있듯이 은하에 있는 별들이 공전하는 모습을 보면 은하의 질량 역시 가늠할 수 있죠. 문제는 이렇게 추산한 은하의 질량이 우리가 망원경으로 관측해서 추산한 은하의 질량보다 엄청나게 크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질량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없는 성간 물질의 질량을 감안하여도 택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어떤 물질, 즉 암흑 물질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돼요. 은하들이 지금과 같은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강한 중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암흑물질은 질량만 있고 전하가 없기 때문에, 손으로 잡으면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빠져나가요.
이 드넓은 우주에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은 겨우 5퍼센트 정도이고, 25퍼센트는 암흑 물질, 70퍼센트는 암흑 에너지라고 합니다. 우주 물질 구성의 과반을 차지하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정체는 여전히 미궁 속에 있어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우주의 암막, 암암리에 존재를 암시하고 있는 암묵적인 존재. 이처럼 세상엔 보이는 것보다 볼 수 없는 것이 더 많습니다. 현대 천문학의 난제인 암흑 물질 정체를 규명할 수 있다면 각 은하의 과거 형성 과정부터 미래 진화 양상까지 분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토대로 빅뱅이 일어나는 과정을 완벽히 이해한 미래의 인류는 인공 빅뱅을 재현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암흑 에너지가 과학의 영역에 들어오게 되면 에너지 문제로부터 영원히 해방될 수도 있을 겁니다.
에테르와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
에테르. 19세기 말, 당시 이론에 따르면 아직 발견된 적은 없지만 에테르는 반드시 존재해야만 했어요. 당대의 유명한 학자들이 에테르에 대하여 수많은 논문을 썼지만, 결국 그런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물리학자들은 허탈했겠지만 그 대가로 상대성 이론을 얻게 되었으니 슬퍼할 일만은 아니었어요. 지금의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가 훗날 에테르의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릅니다.
2) 대통합
특이점(singularity)은 계산 결과가 무한대가 되거나 무한소가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1/0은 무한대가 되는데 이런 점이 특이점이에요. 수학적으로는 가능하나 실제 자연현상에서 특이점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해서도 안 됩니다. 어떤 이론을 적용해 계산했을 때 특이점이 나온다면 그 이론이 완전하지 못하거나 틀렸다는 것을 의미해요. 현대의 물리학은 기본 힘 네 가지들을 하나씩 통합하는 과정에서 수학에만 갇혀있던 특이점을 현실로 끄집어내는 데 성공합니다.
① 약력과 전자기력의 통합
광자와 전자가 충돌할 때 교환되는 상호작용도 디랙 방정식으로 서술됩니다. 한때 이 방정식은 무한대를 양산하면서 물리학자들을 실망시켰지만, 리처드 파인만은 무한대를 교묘하게 처리함으로써 과학 역사상 가장 정확한 이론인 양자전기역학(QED)이 완성되죠.
② 강력의 편입
그 다음 단계는 핵력입니다. 맥스웰의 전자기장을 양-밀스 장으로 대치하고 전자를 여러 개의 쿼크와 뉴트리노 등으로 대치한 후 토프트의 트릭을 도입하여 무한대를 제거함으로써 자연에 존재하는 네 종류의 힘들 중 세 개를 하나의 이론으로 통일한 표준모형이 완성되었어요.
③ 중력의 편입
그런데 지금까지 써먹었던 방법을 중력에 적용하기만 하면 예외 없이 문제가 발생합니다. 계산할 때마다 무한대라는 답이 속출했거든요. 지난 70년 동안 최고의 물리학자들이 개발한 계산법을 총동원해도 무한대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기본 힘의 대통합은 지난 100년 동안 모든 물리학자들이 꿈꿔온 성배입니다. 여러 세대에 걸쳐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의기투합하여 몇 가지 가능성 있는 후보 이론(=끈 이론, 고리양자중력이론 등등)들을 개발했는데, 이들 중 어떤 것도 정설로 인정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끈 이론
끈 이론의 핵심은 전자를 비롯한 기본 입자들이 야구공 같은 입자가 아니라 진동하는 끈이라는 거예요. 끈 이론에 따르면 끈의 진동수에 따라 입자의 질량이 결정됩니다. 광양자론에 따르면 광자의 에너지는 빛의 진동수와 관련있고, 질량 에너지 등가 원리에 따르면 에너지가 곧 질량이기에 끈의 진동수가 질량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처럼 끈이 진동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입자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것은 기타 줄의 진동수에 따라 각기 다른 음이 생성되는 것과 비슷해요. 특정 모드로 진동하면 전자가 되고, 다른 진동모드에서는 쿼크가 되고, 또 다른 진동모드에서는 중력자가 되는 식입니다. 끈의 진동 방식은 그 가짓수가 무한하기에 암흑 물질의 후보가 될 추가적인 기본 입자도 충분히 갖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끈 이론은 입자 물리학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모든 아이디어가 풍부한 화음으로 쌓여있는, 아원자 세계에 대한 양자역학적 교향곡과도 같습니다.
날아 - 이승열
https://www.youtube.com/watch?v=H0-fy05QSAA
끈 이론은 원자나 분자에 대한 이론이 아니라 우주 전체를 서술하는 이론이기 때문에, 그 진위 여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끈 이론 지지자들은 이런 일로 위축되지 않아요. 과거에도 대부분의 이론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검증되었거든요. 원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그 존재를 스펙트럼으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어도, 우리는 빅뱅을 우주 배경 복사를 통해 입증했습니다. 끈 이론 역시 직접적인 증거보다 간접적인 증거를 통해 검증될지도요. 어쩌면 그 증거가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이 무너져있고, 발 디딜 곳 하나 보이지 않아 까맣게 드리운 공기가 여러분을 덮어 눈을 뜰 수 조차 없을지라도 거기서 멈춰있지 말아요. 그곳은 여러분의 자리가 아닙니다. 서로 숨어 모두 보이질 않고 차갑게 내뱉는 한숨이 여러분을 덮어 숨을 쉴 수 조차 없게 한대도 거기서 멈춰있지 말아요. 그곳은 여러분의 자리가 아닙니다. 돌처럼 굳어버린 과거에 걸려 넘어지지 말고, 뜬구름처럼 희미한 미래에서 허우적대지 마십시오. 오직 '지금 여기'에서 내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며 그대로 일어나 멀리 날아가는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오늘도 물리를 통해 인생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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