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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토리텔링

Fly - 에픽하이 {상대속도}

by 사이언스토리텔러 2024.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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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캐롤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어느 날, 이상한 나라로 빠져 들어가게 됩니다. 앨리스가 빠져 들어간 세계는 모두 다 쉴 새 없이 달려야만 하는 '붉은 여왕'의 나라였어요. 붉은 여왕이 지배하는 나라에서는 땅이 빠른 속도로 뒤로 움직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게 되면 금세 뒤쳐지고 맙니다. 앨리스는 달리며 말합니다. "우리 세상에서는 지금처럼 오랫동안 빨리 뛰었다면 보통은 어디엔가 도착하게 돼요." 이에 붉은 여왕은 이렇게 답합니다. "느릿느릿한 세상이군. 그렇지만 보다시피 이곳에서는 네 마음껏 달려도 결국에는 같은 곳에 머물게 돼. 어딘가에 가고 싶다면 적어도 그보다는 빠르게 뛰어야 한단다."

 

 

분명 앞으로 나아간다 여겼지만 막상 제자리였음을 알게 됐을 때, 시간에 대한 배신감이 들면서도 내 시간이 '붉은 여왕의 세상'에 머물고 있는 게 아닌지 겁이 나기도 합니다. 이래서 목표에 다다를 수는 있을지, 오히려 제자리에 머물다 못해 도태되는 게 아닐까 조바심이 나기도 합니다. 이런 잡념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과연 나는 끊임없이 달릴 수 있으며 심지어 더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을지, 제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더라고요.

 

그럼에도 달려라. 날아오를 날을 기대하면서

 

그러나 나름의 성공을 경험했던 제가 감히 얘기하자면 구태여 세상보다 빨리 달릴 필요는 없더라고요.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는 '꾸준히' 달리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누구나 세상의 속도를 맞추지 못해 한 번씩은 삐끗거립니다. 세상에 뒤쳐질지라도 제자리일지라도,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달려보려는 꾸준함을 갖추세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가끔 그 꾸준함은 "세상이 달려가면 나는 날아가면 되지 않을까"라는 기회로 승화되는 감사한 일도 생기더라고요. 오늘도 물리를 통해 인생을 배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u8H-CUHN9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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