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물리학I 톺아보기

2024 물리학 I 에필로그 ②

사이언스토리텔러 2024. 11. 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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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 [2024 물리학I 톺아보기] - 2024 물리학 I 에필로그 ①

 

2024 물리학 I 에필로그 ①

중력이 이끌어 내고, 빛으로 밝혀진 물리학 '2024 물리학I 톺아보기'는 뉴턴과 아인슈타인, 중력과 빛에 대한 그들의 사유를 토대로 물리학I 이 어떻게 전개되어 가는지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

gooseskin.tistory.com


'에너지, 원재료, 지식(정보)' 영역의 혁명에 물리학이 어떤 기여를 했고, 앞으로의 혁명에 기여할 물리학의 전망

미래의 인류 문명에 어떤 혁신적 도약을 일굴지에 대한 전망을 소개함으로써 여러분 안에 잠들어있는 또 다른 뉴턴과 아인슈타인들을 깨워주는 것이 제 물리학 1 스토리텔링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합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의 원인 이외에도 블랙홀과 중력파의 존재를 밝히는 쾌거를 이룩했고, 빅뱅 이후 우주의 팽창을 설명하기 위해 '암흑에너지'란 개념을 도출했습니다. 앞으로 이 암흑에너지의 실체에 대한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러한 '일반상대성이론'의 산물들이 혁명의 최전선에서 미래 기술의 선봉을 이끌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래에 인류가 인공 블랙홀을 만드는 기술을 발명해 낸다면 소위 축지법이라는 것이 가능해질지도 모릅니다. 먼 곳을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끌어오는 것이죠. 공간을 이동하는 새로운 방법이 생기는 것이에요. 중력파를 세밀하게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은 우주 관측의 새로운 장을 열 것입니다. 인공 태양은 상당한 기간 에너지 문제로부터 자유롭게 할 것이며, 암흑에너지가 과학의 영역에 들어오게 되면 에너지 문제로부터 영원히 해방될 수도 있을 겁니다.

4. 그 이후의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

1)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스치는 바람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원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특수한 현미경으로 볼 수 있고요. 볼 수 있는 것은 모두 원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하늘을 관측하면서 과학자들은 이상한 현상을 발견해요. 관측이 되지 않지만, 무엇이 있지 않으면 안 되는 현상들이 발견된 거죠.

 

① 암흑 물질

점선(A): 이론 값, 실선(B): 실제 관측값

 

수많은 별로 구성된 은하도 공전합니다. 지구의 공전 궤도를 이용해 태양의 질량을 알 수 있듯이 은하에 있는 별들이 공전하는 모습을 보면 은하의 질량 역시 가늠할 수 있죠. 문제는 이렇게 추산한 은하의 질량이 우리가 망원경으로 관측해서 추산한 은하의 질량보다 엄청나게 크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질량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없는 성간 물질의 질량을 감안하여도 택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어떤 물질, 즉 암흑 물질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돼요. 은하들이 지금과 같은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강한 중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암흑물질은 질량만 있고 전하가 없기 때문에, 손으로 잡으면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빠져나가요.

 

② 암흑 에너지

아인슈타인의 계산에 따르면 질량을 가진 물체들이 존재하는 우주는 이미 붕괴되었어야 할 구조적 모순 자체였습니다. 모든 별은 중력으로 서로를 끌어당기므로 거리가 서서히 가까워져야 했거든요. 중력은 무한한 거리에 작용하고 오로지 끌어당기기만 하므로 별들 사이의 거리가 아무리 멀다고 해도 소용없죠. 이것은 중력이 전체 우주가 수축하게 만듦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그는 중력을 상쇄시키는 항을 추가하는 식으로 우주 방정식을 수정해요. 1920년대에 몇몇 천문학자와 물리학자는 우주 방정식에 대한 해를 여럿 발견했는데, 이 해들은 팽창하는 우주를 기술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발견은 행운이었어요. 왜냐하면 1927년 경에 천문학자 허블이 우주가 팽창한다는 증거를 발견했기 때문이죠.

 

 

암흑 에너지는 팽창하는 우주의 모습에서 얻은 통찰입니다. 우주에 작용하는 중력을 거스르는 척력의 기원을 암흑 에너지로 봤죠.

 

 

이 드넓은 우주에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은 겨우 5퍼센트 정도이고, 25퍼센트는 암흑 물질, 70퍼센트는 암흑 에너지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정체는 여전히 미궁 속에 있어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우주의 암막, 암암리에 존재를 암시하고 있는 암묵적인 존재. 이처럼 세상엔 보이는 것보다 볼 수 없는 것이 더 많습니다. 현대 천문학의 난제인 암흑 물질 정체를 규명할 수 있다면 각 은하의 과거 형성 과정부터 미래 진화 양상까지 분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토대로 빅뱅이 일어나는 과정을 완벽히 이해한 미래의 인류는 인공 빅뱅을 재현할 수도 있습니다.

 

에테르와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

에테르. 19세기 말, 당시 이론에 따르면 아직 발견된 적은 없지만 에테르는 반드시 존재해야만 했어요. 당대의 유명한 학자들이 에테르에 대하여 수많은 논문을 썼지만, 결국 그런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물리학자들은 허탈했겠지만 그 대가로 상대성 이론을 얻게 되었으니 슬퍼할 일만은 아니었어요. 지금의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가 훗날 에테르의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릅니다.

 

2) 대통합

 

특이점(singularity)은 계산 결과가 무한대가 되거나 무한소가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1/0은 무한대가 되는데 이런 점이 특이점이에요. 수학적으로는 가능하나 실제 자연현상에서 특이점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해서도 안 됩니다. 어떤 이론을 적용해 계산했을 때 특이점이 나온다면 그 이론이 완전하지 못하거나 틀렸다는 것을 의미해요. 현대의 물리학은 기본 힘 네 가지들을 하나씩 통합하는 과정에서 수학에만 갇혀있던 특이점을 현실로 끄집어내는 데 성공합니다.

 

① 약력과 전자기력의 통합

광자와 전자가 충돌할 때 교환되는 상호작용도 디랙 방정식으로 서술됩니다. 한때 이 방정식은 무한대를 양산하면서 물리학자들을 실망시켰지만, 리처드 파인만은 무한대를 교묘하게 처리함으로써 과학 역사상 가장 정확한 이론인 양자전기역학(QED)이 완성되죠.

 

② 강력의 편입

그 다음 단계는 핵력입니다. 맥스웰의 전자기장을 양-밀스 장으로 대치하고 전자를 여러 개의 쿼크와 뉴트리노 등으로 대치한 후 토프트의 트릭을 도입하여 무한대를 제거함으로써 자연에 존재하는 네 종류의 힘들 중 세 개를 하나의 이론으로 통일한 표준모형이 완성되었어요.

 

③ 중력의 편입

그런데 지금까지 써먹었던 방법을 중력에 적용하기만 하면 예외 없이 문제가 발생합니다중력을 매개하는 중력자는 광자처럼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점입자로써, 아인슈타인 방정식을 만족하는 중력의 파동이 그 주변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요. 그러나 중력자가 다른 중력자나 원자와 충돌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들이 충돌할 때 나타나는 현상을 이론적으로 계산할 때마다 무한대라는 답이 속출했거든요. 지난 70년 동안 최고의 물리학자들이 개발한 계산법을 총동원해도 무한대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석학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어요. 기본 힘의 대통합은 지난 100년 동안 모든 물리학자들이 꿈꿔온 성배입니다. 여러 세대에 걸쳐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의기투합하여 몇 가지 가능성 있는 후보 이론(=끈 이론, 고리양자중력이론 등등)들을 개발했는데, 이들 중 어떤 것도 정설로 인정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끈 이론

 

끈 이론의 핵심은 전자를 비롯한 기본 입자들이 야구공 같은 입자가 아니라 '진동하는 끈'이라는 거예요. 만물의 기본 구성요소는 끈이며, 끈이 진동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입자로 나타납니다. 이것은 기타 줄의 진동수에 따라 각기 다른 음이 생성되는 것과 비슷해요. 특정 모드로 진동하면 전자가 되고, 다른 진동모드에서는 쿼크가 되고, 또 다른 진동모드에서는 중력자가 되는 식입니다. 그러니까 끈 이론은 아원자 세계를 "양자역학적 교향곡"으로 바꿔놓은 셈이죠.

 

끈 이론은 원자나 분자에 대한 이론이 아니라 우주 전체를 서술하는 이론이기 때문에, 그 진위 여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끈 이론 지지자들은 이런 일로 위축되지 않아요. 과거에도 대부분의 이론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검증되었거든요. 원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그 존재를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태양의 표면 온도가 섭씨 약 6000 ℃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이런 의문을 떠올렸을 겁니다. "그것을 대체 어떻게 알았을까? 누군가가 태양 근처까지 가서 온도계로 재봤을까?" 그럴 리가 없죠. 과학자들이 태양의 온도를 알 수 있었던 것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빛의 파장을 알아냈기 때문입니다. 태양의 구성 원소는 태양에서 날아온 빛의 스펙트럼으로부터 알아냈고, 빅뱅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함으로써 사실로 입증됩니다. 이와 비슷하게 끈 이론 학자들은 10차원이나 11차원에서 날아온 메아리를 찾고 있어요. 끈 이론의 증거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론을 입증하려면 직접적인 증거보다 메아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면 초공간에서 날아온 메아리 중 하나가 바로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일지도 모르겠네요.

 

 

시공간의 유한함과 앎의 덧없음

 

거시 세계, 상대성이론에서 광속의 유한함이 규정하는 시공간의 구조적 한계는 우리로 하여금 우주의 모든 별을 셀 수 없게 하는 것은 물론, 우주의 모든 것을 영원히 알지 못하게 합니다. 양자역학은 미시 세계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정확히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므로 아무것도 완벽하게 알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합니다. 그렇습니다. 중력이 이끌고 빛이 밝혀낸 물리학의 극단에는 "너희는 결코 모든 것들을 알 수 없다"라는 메시지가 자리합니다.

 

그렇기에 '지금-여기'

 

물리학에서 규정되는 한계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경험이 무한할 수 없을뿐더러, 절대적인 정확도 역시 존재할 수 없음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애초에 우리 삶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이 유한함입니다. 이러한 유한함은 우리로 하여금 '지금 여기'에 집중하게 하는, 특별한 자유를 선사합니다. 

 

돌처럼 굳어버린 과거에 걸려 넘어지지 말고, 뜬구름처럼 희미한 미래에서 허우적대지 마십시오. 오직 '지금 여기'에서 내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는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날아 - 이승열

https://www.youtube.com/watch?v=H0-fy05QSAA

 

 
 

 

끈이론은 궁극적인 입자를 찾는 과정에서 나타난 아주 특이한 생각이다. 여태까지 과학자들은 '입자'에 대한 선입견을 품고 있었다. 입자라는 말이 주는 어감이, 동그란 알갱이를 항상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는 알갱이기는 하지만 더 쪼갤 수 없는 알갱이여야 한다. 그래서 크기가 없는 점 입자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점이라면 부피가 없으므로 이것을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과정에서 무한대라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점이 존재한다면 질량이 있는 입자라면 밀도가 무한대가 되어야 하고, 전하를 가지는 입자라면 전하의 밀도가 무한대가 되어야 한다. 점이란 수학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자연에 점인 입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끈이론은 입자가 점이 아니라 '끈'으로 되어 있다는 주장이다. 모든 입자는 진동하는 끈이라는 것이다. 입자의 질량은 끈의 진동수가 결정한다. 파동에서 진동수는 그 파동의 에너지를 나타낸다. 질량이 곧 에너지이므로 끈의 진동수가 질량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끈 이론은 20세기 내내 양자 역학과 삐걱거려 온 일반 상대성 이론도 포함하고 여분 차원도 필연적으로 가지고 있어서, 표준 모형의 반복되는 기본 입자군 현상도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다. 끈의 진동 방식은 그 가짓수가 무한하기에 암흑 물질의 후보가 될 추가적인 기본 입자도 충분히 갖고 있다. 요약하자면 끈 이론은 입자 물리학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모든 아이디어를 다 구현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한 성질을 갖고 있다.
 
끈 이론은 표준 모형 너머 미래 물리학의 길잡이로서 이론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그러나 실험이라는 최종 심급을 통과하지는 못해 아직 온전한 과학은 아니다. 그렇다고 검증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바로 블랙홀이 시금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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