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물리학 양자역학 내용 1편] 흑체복사, 광전효과, 콤프턴산란, 물질파
<고급물리 양자역학 단원 내용 흐름도>
뉴턴과 맥스웰의 업적때문에, 20세기 초의 물리학자들은 성경에 나오는 창조의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고쳐 썼을지도 모른다.
태초에 하나님은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고,
"빛이 있으라" 말씀하셨다.
인간이 수학과 과학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자연의 기저에 숨겨진 신의 언어를 해석한 것처럼 보였다.
어디까지나 거시 세계로 한정한다면 말이다.
원자 단위의 미시 세계의 역학을 분석하기 위해 도입된 고전 통계학은 그 시대 다른 과학적 발견과 시너지를 일으키며 미시 입자들의 운동은 확률론적으로 해석하여야만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하였다. 결정론적 관점에 익숙했던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고전 물리학자들은 "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하며 이러한 확률론적 접근을 거부하였다.
결국 신을 죽여버린 니체의 철학과 맥을 같이 하는 시대의 흐름은 필연적으로 미시 현상의 확률론적 접근이 토대를 이루는 양자역학에 손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1. 양자역학이 탄생하기까지 개략적인 과정
양자역학은 상대성 이론과 함께 20세기에 들어 이룩된 현대 물리학의 큰 토대이다.
빛이 파동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이와 동시에 입자의 성질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흑체복사, 광전효과, 콤프턴효과) 양자 역학의 성립에 큰 실마리로 이어지게 된다.
이로부터 자연스럽게 물질도 또한 입자의 성질 외에 파동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드브로이의 물질파, 브래그 회절) 이를 바탕으로 미시 세계의 운동에 해당하는 원자 내의 전자들의 성질을 성공적으로 설명(슈뢰딩거 방정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시간에는 양자 역학이 수립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발견된 빛과 물질의 이중성, 불확정성 원리, 보어의 양자 가설을 시작으로 한 수소 원자 모형과 스펙트럼, 마지막으로 슈뢰딩거 방정식을 소개하고 이를 이용한 1차원 무한 퍼텐셜 상자 속 입자 운동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2. 흑체복사
일반적으로 뜨거운 물체는 전자기파를 복사한다. 또한 물체의 복사로부터 나오는 전자기파는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영역을 포함하고 있으며 물체의 온도에 따라 주로 나오는 전자기파의 파장이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물체의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나오는 빛의 색깔이 점차 붉은색에서 노란색, 나중에는 푸른색으로 변하게 된다. 천체의 표면온도에 따라 발현되는 색이 다른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러한 복사의 원인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고전 물리학으로 이해하기 힘든 사실들을 알게 되었고, 그 과정으로부터 양자 물리학이 탄생하게 되었다.
물체의 복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이상적인 물체, 즉 파장의 길이에 상관없이 들어오는 모든 빛을 흡수하는 흑체를 정의하여야 한다.
아주 작은 구멍이 있는 흑체가 있다.
이 구멍으로 들어오는 모든 빛은 공동 내부에 갇히게 되어 벽에 흡수될 때까지 반사를 반복한다고 하자. 이렇게 들어온 모든 빛을 흡수한 공동의 벽은 다시 외부로 빛을 복사하게 되는데, 이것을 흑체 복사라 한다.
특정 온도 T에서 흑체로부터 방출되는 빛의 파장에 따른 세기를 측정함으로써 흑체 복사의 성질을 조사할 수 있다.
첫째 흑체 복사는 연속되는 파장 분포를 하며(그래프의 선이 쭉 연결되어 있다), 모든 파장에 대해 복사되는 빛 에너지는 절대 온도의 네제곱에 비례한다.
즉 복사 에너지 스펙트럼은 물체의 온도에 의존한다.
둘째 흑체 복사 스펙트럼에서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빛의 최대 파장(최대 에너지 밀도와 관련된 파장; 그래프에서 최고 꼭지를 나타내는 파장)이 감소한다. 이를 '빈의 변위 법칙'이라고 한다.
즉 온도가 높을수록 파장이 짧은 빛이 방출된다. 천체의 표면 온도에 따라 방출하는 빛의 파장이 다르기 때문에 색깔이 다른 것이다.
흑체복사 스펙트럼은 관찰 결과였다. 이를 설명하기 위한 수학적 수식을 만들기 위해 빈과 레일리와 진스는 고전 열역학의 통계론적 관점을 이용하여 진동수에 따른 에너지밀도 식을 만들었는데 이 식은 진동수가 작은 영역에 대해서는 설명을 잘하지만, 진동수가 큰 영역에서는 설명이 되지가 않는다는 한계에 부딪치게 되었다. 자외선 영역으로 가면 그래프가 푹 꺼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진동수가 큰 영역으로 간다면 수식에 따를 때 에너지가 무한대로 커져야 했었지만 실제로는 0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이후 플랑크는 에너지를 연속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불연속적인 것으로 가정한다면 어떨까에 착안하여 레일리-진스의 식을 수정한다.
이것을 플랑크 복사 법칙이라고 하는데 이 식은 진동수가 어떤 영역에 있든 에너지 밀도의 변화를 매우 잘 설명했다. 즉 흑체복사 스펙트럼 관측 결과를 아주 완벽하게 설명한 셈이다. 그러나 고전물리학에 심취해 있었던 플랑크는 멘붕에 빠지게 된다. 플랑크는 순전히 계산상의 편의를 위해 흑체에서 방출되는 에너지가 특정한 값의 정수배의 값만 가질 수 있다고 가정했지만, 물리적으로도 그렇게 불연속적인 에너지만 방출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그런 결과를 원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플랑크가 흑체복사를 수학적으로 유도하는 데 성공한 뒤에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물리학자들은 플랑크의 에너지 양자가 갖는 불연속성 개념의 혁명성을 알아챘다.
고전물리학 관점에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에너지 양자화가 양자 역학 탄생의 시초가 될 것임을 플랑크 본인은 전혀 알지 못했었다.
3. 빛알, 빛의 양자
양자역학은 주로 미시세계에 대한 연구분야이다. 미시세계에서는 많은 물리량들이 어떤 기본값만을 갖거나 기본값의 정수배에 해당하는 값들만을 갖는다. 이때 그 물리량이 양자화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런 물리량과 관련된 기본값을 그 물리량의 양자라 한다.
비유를 하자면 화폐는 양자화되어 있다. 왜냐하면 가장 적은 가치의 동전은 1원이며 다른 동전들이나 지폐는 이 값의 정수배만을 갖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원화의 양자는 1원이고 다른 화폐는 모두 1원의 양의 정수배만을 가질 수 있다. 즉 0.755원이란 있을 수 없다.
1905년에 아인슈타인은 플랑크의 복사법칙에서 힌트를 얻어 전자기파가 양자화되어 있고 빛알이라는 기본량들로만 존재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그 제안에 의하면 진동수 f를 갖는 빛의 양자는 다음의 에너지를 갖는다.
E= hf (h: 플랑크 상수)
파동은 이보다 많은 에너지를 갖는다면 hf의 정수배이어야 한다. 빛은 0.6hf 또는 75.5hf와 같은 에너지를 가질 수 없다. 또한 아인슈타인은 빛이 물질에 흡수되거나 물질에서 방출될 때 정수배 만큼의 에너지 교환이 일어나고, 흡수나 방출이 그 물질의 원자들에서 일어난다고 제안하였다.
3. 광전 효과
깨끗한 금속 표면에 파장이 충분한 빛을 쪼이면 표면에서 전자가 튀어나온다. 즉 빛이 금속 표면에서 전자를 튕겨낸다. 이러한 광전효과는 TV, 스마트폰 카메라등 많은 전자장치에 이용된다.
아인슈타인은 에너지 양자화 없이는 이해할 수 없는 이 현상을 설명하는 데 빛알의 개념을 이용하였다.
진동수가 f인 빛을 음극 표적에 쪼이면 전자가 튀어나온다. 이 튀어나온 전자들은 광전류 i를 만들고 이 전류를 전류계로 측정한다.
가변 저항을 조절하여 퍼텐셜차 V를 적당히 맞추어 표적보다 약간 음의 퍼텐셜이 되도록 한다. 이 퍼텐셜차는 튀어나온 전자를 느리게 만든다. 그러면 전류계에 기록되는 전류값이 감소할 것이고, 0이 되는 순간이 될 때까지 퍼텐셜차를 조절하여 V=Vstop일 때, 가장 높은 에너지로 튀어나온 전자가 컵에 도달하기 직전까지 될 것이다. 이때 가장 에너지가 높은 전자의 운동에너지는 다음과 같다.
Kmax= eVstop
실험 결과에 의하면 주어진 진동수의 빛에 대하여 kmax는 빛의 세기와 무관했다. 빛이 눈부실 정도로 밝거나 거의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하더라도 튀어나온 전자의 최대 운동에너지는 항상 같았다. 고전 물리학에 따르면 표적에 있는 전자는 전자기파의 전기장에 의해 진동하는 전기력 때문에 사인파로 따라 진동했을 것이고 만일 전자의 진폭이 충분히 크면 전자는 표면의 표적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어야 할텐데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주어진 진동수에 대하여 센 빛이건 약한 빛이건 튀어나온 전자는 똑같은 에너지를 가지고 튕겨 나온다.
게다가 들어오는 빛의 세기가 아무리 세도 특정 진동수 이하인 경우라면 광전효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도 이상했다.
물이 끓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열량이 필요하고, 그 열량이 확 주어지지 않고 천천히 조금씩 제공된다면 쌓이고 쌓여서 물이 끓겠지만, 광전 효과에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어떤 특정 진동수 이상이라는 조건을 갖추는 빛에 한해서만 광전 효과를 발견할 수 있었고, 특정 진동수 이상이라는 조건에서 아인슈타인은 빛이라는 것이 에너지 양자화 되어있는 빛알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게된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광전효과 실험의 결과를 다음의 방정식으로 요약하였다.
hf=Ek + W(hf0)
h: 플랑크 상수, f: 빛의 진동수, Ek: 광전자의 최대 운동에너지, W: 금속의 일함수, f0: 한계 진동수
이것은 일함수가 W인 표적에서 흡수되는 빛알에 대한 에너지 보존 법칙을 표현한 것이다.
한계 진동수 이하인 진동수를 가지는 빛이 광전 효과를 보일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추가적으로 빛의 세기 증가에 따른 광전류의 증가는 광자의 개수로 설명할 수 있다.
오른쪽 그래프 기울기는 어떤 금속을 이용하여 실험을 하든 같은 값이 나오고 플랑크 상수의 수치와 비슷하게 떨어짐을 알 수 있다. 기막힌 우연이 아니고서는 플랑크가 제시했던 빛의 양자화가 딱 들어맞는 순간 아니겠는가?
4. 콤프턴 산란
1916년에 아인슈타인은 빛이 빛알이라는 입자로 구성되어있는 것이라면 그 입자 하나 하나가 운동량을 갖지 않겠느냐는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따라서 빛알이 물질과 상호 작용을 할 때 마치 빛알과 물질 간에 고전적인 충돌이 발생한 것처럼 에너지와 운동량이 전달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이 아이디어의 증명을 위해 1923년 콤프턴은 하나의 실험을 하게 된다.
흑연 표적에 파장이 람다인 엑스선을 쪼였다. 콤프턴은 흑연 표적으로부터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는 엑스선의 파장과 세기를 측정하였다.
고전적 관점에 따르면 산란되는 엑스선의 파장은 입사하는 엑스선의 파장과 같아야 하는데, 산란된 엑스선은 일정한 파장 영역에 두 개의 뚜렷한 봉우리들을 갖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때 두 개의 뚜렷한 봉우리 간격은 엑스선이 산란되는 방향의 각이 커짐에 따라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전적 관점으로는 엑스선이 사인파 형태로 진동하는 전자기파이기 때문에 흑연 표적에 있는 전자는 전기장에 의해 사인파 형태로 진동하여야 한다. 그네를 밀 때 내가 가한 힘의 리듬에 따라 그네가 진자 운동을 하듯이 전자는 들어오는 전자기파와 똑같은 주기로 진동하면서 똑같은 진동수의 파동을 내보내야 한다.
따라서 별 생각없이 결론을 내린다면 전자에 의해 산란되는 엑스선은 들어오는 엑스선과 같은 진동수, 즉 입사하는 엑스선과 같은 파장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왜? 미시 세계에서는 고전적 입장이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콤프턴은 엑스선을 구성하는 빛알 한 개와 정지해 있는 전자 사이의 상호작용에 집중하였다.
일반적으로 엑스선이 진행하는 방향은 바뀌게 되고(엑스선이 산란되고) 전자는 튕겨질 것이다. 이것은 전자가 운동에너지를 얻게 된다는 뜻이다. 이 상호작용에서 에너지와 운동량이 보존된다는 입자적 관점을 취한 것이다.
따라서 산란되는 빛알의 에너지는 들어오는 빛알의 에너지보다 작아야 하기 때문에 산란하는 파장이 길어지는 결과를 만족하게 된다.
이 실험 결과로부터 전자기파는 광자라는 입자로 취급될 수 있으며 이 광자는 입자와의 상호작용으로 에너지뿐 아니라 운동량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5. 물질파
1924년 드브로이는 다음과 같은 대칭성을 눈여겨 보았다. 빛은 파동이지만 빛알의 형태로 에너지와 운동량을 물질에 전달한다면 반대로 입자는 파동적인 특성을 가지지 않을까? 다시 말해 움직이는 전자, 또는 다른 입자를 에너지와 운동량을 전달하는 파동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을까?
물질파의 존재에 대한 드브로이의 예측은 3년 후 실험으로 검증되었다. 전자와 양성자 중성자 심지어 전자보다 50만 배나 무겁고 복잡한 요오드 분자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입자들이 파동만이 갖는 특성인 간섭과 회절을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더 크고 복잡한 물체들을 고려하게 되면 물체의 파동성을 더 이상 주장할 수 없는 경지가 된다. 플랑크 상수가 워낙에 작다보니 분모값이(질량)이 너무 커져버리면 파장이 0에 가까워진다.
여기부터는 우리에게 익숙한 비양자세상이며 고전물리학이 지배하게 된다. 요약하면 전자는 일종의 물질파이며 자기 자신과 간섭을 한다. 그러나 고양이는 물질파가 아니며 자기 자신과 간섭을 할 수가 없다.
데이비슨과 거머는 그림과 같은 실험 장치로 고체에 따른 전자의 산란을 연구했다.
그들은 실험 장치 개략도에서와 같이 가속된 전자들을 니켈 결정의 한 면에 입사시켰을 때 튀어나오는 전자들의 각 분포를 관측하였다. 전자가 파동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면 특정 각도에서 보강 간섭이 일어나 산란이 강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고 실제로 특정 각도에서 산란이 강하게 일어났다!
특정 각도로 입사한 전자가 강한 회절 무늬를 나타내는 브래그 회절 조건이다. 니켈 결정의 d는 X선을 이용한 분석에서 0.91옴스트롱임을 밝혀냈고, 특정각을 브래그 조건에 대입하면 n=1인 경우에 1.65옴스트롱이 나온다. 한편 전자의 가속 전압이 54V이므로 입사하는 전자는 54eV의 에너지를 가지고 드브로이 파장은 1.67옴스트롱이 나온다.
따라서 드브로이가 제안한 전자의 파장은 실험적으로 측정한 결과와 거의 일치함으로 물질파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었다.
이러한 물질파는 가시광선보다 훨씬 짧은 파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현미경의 분해능을 크게 향상하여 가시광선을 이용한 현미경보다 훨씬 더 미세한 물체를 관찰할 수 있는 전자 현미경을 개발하는 데 토대가 되었다.
[고급물리학 양자역학 내용 2편] 상보성 원리, 불확정성 원리, 보어의 수소원자모형, 슈뢰딩거 ��
<고급물리 양자역학 단원 내용 흐름도> 1. 상보성 원리 빛의 회절과 간섭으로 대표되는 파동성에 관한 실험은 오로지 빛의 파동성에 의해서만 설명된다. 마찬가지로 광전 효과와 콤프턴 효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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