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토리텔러 2022. 4. 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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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is 4 Walls 너로 채운 Mirror mirror
Love is 4 Walls 신비로운 미로 미로

 

투명하게 날 그려내던 거울 속엔 내가 아닌 네가 비춰와
눈 마주친 그 순간 내게 미소 지어 내 심장은 이미 Blue
숨을 내쉴 때마다 새롭게 보이는 신기루

f(x) - 4 walls

 

https://youtu.be/OWIujDjEQN8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서 우리 자신의 상을 찾는다.

처음에는 부모의 시선에서, 그다음에는 친구들의 시선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찾는다. 그러다가 우리는 자신의 참모습을 비춰줄 하나뿐인 거울을 찾아 나선다. 다시 말하면, 사랑을 찾기 시작한다.

 

사랑에 빠지면 어디를 둘러보아도 사랑하는 상대로 가득한 세상이 펼쳐진다. 하늘의 달을 볼 때도, 지상의 꽃을 볼 때도, 옆을 보아도, 앞을 보아도, 뒤를 돌아보아도, 연인밖에 보이지 않는 세상에 갇히게 된다. 사랑에게서 헤어 나올 수 없는 미로, 거울이 만드는 미로에 갇혀있듯이.

 

흔히 첫눈에 반했다는 건 우리 자신의 만족스러운 상을 비춰 주는 거울을 찾아냈을 때를 말한다. 그럴 때 우리는 상대의 시선을 보면서 우리 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사랑이 시작되면 평행한 두 거울이 서로에게 기분 좋은 상을 비춰 주는 마법의 시간이 펼쳐진다. 그것은 거울 두 개를 마주 보게 놓으면 거울 속에 거울이 비치면서 같은 이미지가 무수히 생겨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렇듯이 '좋은 거울'을 찾아내면 우리는 다수의 존재로 바뀌고 우리에게 무한한 지평이 열린다. 

 

하지만 두 연인은 성장과 퇴보를 거치며 변한다. 서로를 비춰주는 거울은 고정되어 있는 존재가 아니라 움직인다. 그들은 처음에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동안 서로 나란한 길을 따라 나아간다 해도, 두 사람이 반드시 똑같은 속도로 가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나아가는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함에도 여전히 상대에게서 자신의 '상'을 볼 수는 있다. 멀리서 굴절되어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신기루처럼. 그것은 바로 환'상'이다.

신기루

공기의 온도차로 왜곡된 빛이 신기루를 자아내듯이, 사랑의 온도차로 인한 시선의 왜곡은 상대에게 내가 바라는 사랑의 모습, 환상을 투영하게 된다. 하지만 신기루는 진짜인 듯한 가짜, 허상이다. 환상 또한 허상이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신기루와 환상은 걷히게 되고, 우리는 보고 싶지 않았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결별이 찾아온다. 나를 비춰 주던 거울이 내 앞에서 사라지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그건 사랑 이야기의 종말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상을 잃는 것이기도 하다. 그럴 때 우리는 상대의 시선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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